“도시들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가상 세계에서 시행착오를 해본 후 실제 세계에 적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3차원(3D)으로 싱가포르를 그대로 모사하는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시행 착오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습니다.”
버나드 샬레(Bernard Charles) 다쏘시스템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6 3D 익스피리언스(3DEXPERIENCE)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4차 산업 혁명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험의 경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의 경제를 실제 상품이 나오기 전 3D와 가상현실(VR)을 통해 상품을 미리 경험해보고, 상품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버나드 샬레 회장은 “경험의 경제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이용해 건설, 자동차, 소비재, 항공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D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를 그대로 3차원으로 재현하는 ‘스마트 시티’를 강조했다. 그는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를 가상으로 재현해 각종 시뮬레이션을 해봄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싱가포르 시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샬레 회장은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3D 기술이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리빙 하트(Living Hear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기 다른 개별 환자의 심장을 3차원으로 재현해 의사가 개복(開腹)하기 전 심장 형태와 혈관 자리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산병원이 리빙하트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해 다쏘시스템과 협의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일어나라 대한민국! 진짜 턴어라운드가 필요하다(Wake Up KOREA! We need real turnaround)’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조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경험하며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데이터는 기업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데이터 축적과 보안에만 신경 쓰는데, 자사의 데이터가 정확한 데이터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도 포럼의 발표자로 참석해 “이제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아름답게 꾸미는 ‘스몰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숨은 요구를 파악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빅디자인’을 해야 한다"면서 “3D 소프트웨어는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6명이 창업해 화제를 모은 프랑스 항공 벤처기업 ‘엘릭서 에어크래프트(Elixir Aircraft)’의 아서 레오폴드-레제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한 2인승 비행기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항공기는 2017년 말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다쏘시스템은 3D 기술 기반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본사는 프랑스에 있으며, 생활용품, 가구, 패션, 자동차, 건축물, 의료 산업 등 각종 분야에 걸쳐 140여개 국가에 3D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다쏘시스템은 ‘깨어나라 대한민국(Wake Up KOREA)’을 주제로 이번 포럼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