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람처럼 한쪽 앞다리를 밖에 내놓고 걸터앉아 터키 이스탄불의 길거리를 여유롭게 구경하던 고양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이 고양이를 기억하기 위해, 지난 4일 이스탄불 도로에 똑같은 포즈를 한 동상이 놓였다고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가 5일 보도했다.
터키 이스탄불 카디코이의 거리에서 통통한 배와 뚱한 표정을 하고 앉아있던 인상적인 이 고양이의 사진은 올해 초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회 수 3200만을 넘으며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 지역에서 생활하며 자주 나타났던 고양이는 터키어로 통통한 동물을 뜻하는 ‘톰빌리(Tombili)’라는 이름까지 얻으며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유명해진 톰빌리를 알아보고 일부러 사진을 찍는 ‘팬’까지 생겼다고.
그런데 톰빌리가 지난 8월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걱정이 돼 톰빌리를 추적한 한 주민은 이 노쇠한 고양이가 이름 모를 병을 앓고 있던 것을 알게 됐다. 한 달가량 병에 시달리던 톰빌리는 결국 세상을 떠났고, 돌봐주던 주민은 톰빌리의 죽음을 알리는 전단을 거리에 붙였다.
그러자 이 거리의 주민들이 “톰빌리는 우리 지역의 마스코트”라며 이를 기억하는 동상(銅像)을 만들자고 건의했고, 이를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도 함께 진행했다. 여기에 무려 1만7000여 명이 서명했고, 당국은 동상을 세우자는 주민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난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톰빌리의 기념 동상이 공식 공개됐다. 동상은 톰빌리를 인기 스타로 만들어준 사진 속의 포즈를 그대로 재현하며 오가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