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5일 오전 부산 해운대의 초고층 아파트단지인 ‘마린시티’(Marine City) 일대에 바닷물이 방벽을 범람해 도로를 휩쓸고 일부 아파트의 저층까지 덮쳤다.

마린시티는 80층을 넘나드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해운대 스카이라인을 홍콩 못지 않은 명물로 만든 곳이라는 평을 듣는 곳이다. 이 지역 아파트는 서울·경기 등 전국이 많은 부동산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중국인들도 상당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을 받은 5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방파제를 넘은 바닷물이 쓰나미 처럼 밀려와 거리를 덮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마린시티에는 거센 바람을 탄 높은 파도가 방벽을 넘어 이 일대 아파트 저층까지 덮쳤다. 일부 아파트 단지 바닥은 바닷물로 가득 찼고, 도로는 완전히 침수됐다. 이 지역 한 주민은 범람한 바닷물과 함께 아파트단지 안까지 들어온 물고기를 잡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올리기도 했다.

한 마린시티 주민은 “강한 태풍이 와도 바닷물이 주택가로 침범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거짓말이었다”며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마린시티에 해안방수벽 설치가 제대로 안 돼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은 이날 정오 한때 태풍 차바의 직접 영향권으로, 부산 일대는 이날 새벽부터 최대 순간 풍속 20m/s를 넘는 강풍이 불었다.

5일 오후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앞 보도블럭이 범람한 파도에 휩쓸려 산산조각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