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 고향엔 잘 곳이 마땅찮아 형제·가족이 고향 집 근처에 있는 펜션을 빌려 추석을 쇠러 갔다. 도착하자마자 실망이었다. 출입문 열쇠가 없었다. 관리인에게 달라고 하니 "시골이라 도둑 같은 건 없지만 혹시 모르니 귀중품은 갖고 다니라"고 했다. 화장실 변기와 수도꼭지에서는 누런 흙물이 계속 나왔다. 항의하니 "원래 그렇고 먹어도 이상 없다"면서 "서해 바닷가에서는 진흙 축제도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밥솥도 없었다. 그는 턱없이 작은 밥솥을 하나 주고는 해결하라고 했다. 취소하고 다른 데 가고 싶었지만 일대 펜션들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또 펜션이 산 중턱에 있는데 가로등은 켜지는 것이 없어 캄캄했다. 너무 화가 나서 방값을 반만 주려 했으나 명절에 싸우기도 뭣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다 줬다. 성수기 배짱 영업 펜션 근절법은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