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에 문을 연 간이 무료급식소엔 ‘백인 전용(whites only)’이라고 쓰인 깃발이 나부꼈다. 나치를 추종하는 영국의 극우 단체인 내셔널 액션(National Action)이 주도해 세운 무료급식소였다.
영국 언론 미러에 따르면 내셔널 액션은 8월 말 무료급식 행사를 열어 “백인끼리 돕고 살아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백인 노숙자에게 음식을 나눠줬다. 흑인과 아시아인 등 유색인종의 출입은 금지됐다.
내셔널 액션 측은 “폴란드와 스코틀랜드의 민족주의 단체가 연합해 백인 노숙자에게 음식과 옷가지를 나눠주기로 했다”며 “우리들의 자선 행위는 그리스의 황금새벽당을 모방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의 극우 정당인 황금새벽당은 그리스 재정 위기 때 자국민만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사업을 펼친 후 2014년 제3정당의 위치로 도약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스코틀랜드의 인권 단체는 내셔널 액션 측의 행동이 심각한 인종차별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인종차별주의 반대 단체인 ‘쇼 레이시즘 더 레드카드 스코틀랜드(Show Racism the Red Card Scotland)’ 측은 “(백인 전용 무료급식소는) 우리 사회의 분열을 가속할 뿐”이라며 “내셔널 액션은 약자들을 먹잇감으로 삼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실제로 내셔널 액션은 영국 내 극우 단체 중에서도 강경으로 분류되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다. “히틀러가 옳았다”는 강령을 내세우는 내셔널 액션은 영국 정치권에 ‘인종청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 중엔 제약 실험을 할 때 동물 대신 흑인·아시아인과 같은 ‘하등인류’를 사용해야한다는 것도 있다.
지난해엔 이 단체의 추종자인 26세의 백인 남성이 아시아계 남성을 참수하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