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최강 지진(규모 5.8)이 발생한 경북 경주에서는 약 1200년 전 통일신라 시대 때에도 강력한 지진이 발생,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것으로 기록돼 있다.

기상청이 서기 2년부터 1904년까지 발생한 한반도 역사 지진을 다양한 과거 문헌을 통해 분석한 '한반도 역사 지진 기록'에 따르면, 779년(통일신라 혜공왕 15년) 3월 '경도(현재 경주)에 지진이 있어 민옥이 무너지고 죽은 자가 100여명이었다'고 삼국사기와 증보문헌비고 등 과거 문헌에 기록돼 있다.

기상청은 "과거 문헌에 기록된 대부분 지진과는 달리 경주 지진에 대해서는 사망자 수가 적혀 있다"면서 "당시 지진으로 숨진 사람의 규모가 정확한지를 떠나 인명 피해가 많았음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진 외에도 삼국사기 등에는 '경도(경주)에 지진이 있어 민옥이 무너져 죽은 사람도 있었다(304년 9월)' '지진이 있어 금성(경주)의 남문이 저절로 무너졌다(458년 2월)'는 등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여러 차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분석 대상 기간인 2~1904년 사이 삼국사기·고려사절요·고려사·조선왕조실록·증보문헌비고·승정원일기·일성록 등 과거 문헌에 기록된 지진은 총 2161회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경주 지진처럼 지면이 갈라지고 건물 붕괴 등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진도 8~9 수준의 강한 지진은 총 15회(0.7%) 정도였다.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의 진도는 최대 6이었는데, 과거 문헌에 기록된 지진의 94.5%가 진도 6 이하 지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는 지진이 발생한 진원에서 측정한 지진의 절대적인 강도를 측정한 수치이며, 진도는 진원에서 떨어진 지역에서의 지진 강도를 표기한 수치이다.

과거 문헌엔 지진해일(쓰나미) 기록도 남아 있다. 1643년 7월 발생한 지진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울산부(울산)에서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구쳐 나왔으며 바다 가운데 큰 파도가 육지로 1~2보 나왔다가 되돌아 들어가는 것 같았다'는 문장이 있다. 1보는 약 1.8m이다. 1681년 6월엔 '지진이 발생했을 때 파도가 진동하고 끓어올랐으며, 해변이 조금 작아져 마치 조수가 물러난 때와 같았다"는 기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