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남성의 정력이 약해, 여성이 스스로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위해선 성기(性器) 할례를 받아야 한다?

이집트의 한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이런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여성의 할례를 주장한 이집트의 엘라미 아기나 국회의원

여성의 성기할례(FGM)는 이슬람권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만연한 것으로, 여성 생식기의 표피나 음핵 등을 일부 잘라내는 것으로 전 세계 여성 인권단체에서 “여성 인권을 짓밟는다”며 비판받고 있다.

그런데 7일 알 아라비야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국회의원 엘하미 아기나는 국회에서 여성 할례 관습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안을 놓고 ‘통과’를 강경히 반대했다.

그는 오히려 “여성이 성기 할례를 해서 성욕을 참아야 한다”며 이 야만적 관습을 적극 두둔한 것이다. 그가 여성의 성기 할례를 권장한 이유도 해괴하다. 바로 “이집트 남성들의 정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아기나 의원은 “이집트 남성들은 세계에서 성욕 자극제를 가장 많이 소비할 정도로, 정력이 약하다”며 “만약 여성 할례 처벌을 강화한다면 남성들이 잠자리에서 여성의 요구를 다 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히려 “여성이 성기 할례를 할 경우 여성의 성욕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할례를 하는 여자아이

2015년에 시행한 이집트 보건 조사에 따르면, 15~49세 여성의 90%는 성기 할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성기의 일부를 자르는 이 시술로 인해, 중동·아프리카의 많은 여성이 건강상의 많은 위험을 안고 산다. 여성의 성기 할례 자체가 보건·위생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여성의 성욕을 가부장적 사회에서 강제로 제어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인권 침해로 꼽힌다. 또 집안에서 면도날로 성기 외부를 자르는 시술 자체가 위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어, 세균 감염 등을 초래한다.

이 탓에, 중동·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많은 유럽 여러 나라에선 자국 내 여성 할례를 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