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컴퓨터(PC) 대중화의 선구자'로 불렸던 이용태(83·사진) 전 삼보컴퓨터 회장이 개인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단독 이현오 판사는 오는 26일 첫 심문 기일을 열고 이 전 회장과 채권자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심문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전 회장은 앞서 지난 5월 18일 "공익 재단에서 봉사하며 살고 있다. 해결 못 한 빚을 탕감해 달라"며 법원에 파산·면책 신청서를 냈다. 이 전 회장은 2005년 삼보컴퓨터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지게 된 채무와 이자 150억원가량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 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80년대 최초로 국내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출시해 PC 대중화 시대를 연 대표적 벤처 1세대 사업가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80년 7월 동업자 6명과 함께 서울 세운상가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자본금 1000만원으로 삼보컴퓨터를 창립했다. 6개월 만인 이듬해 1월 국산 PC를 출시한 뒤 곧바로 국내 시장을 석권했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1999년엔 미국 시장에 출시한 저가 PC인 이머신즈가 한때 판매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전 회장은 1982년 한국 최초의 데이터 통신 기업인 데이콤 초대 사장을 맡았고, 1996년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업체 '두루넷'을 직접 설립하는 등 인터넷·통신 분야로도 진출해 한국 정보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사업 다각화 명목으로 계열사를 30여 곳으로 늘리는 등 사업을 확장하다가 PC, 초고속 인터넷 등 주력 사업이 침체를 겪으며 경영난에 빠졌다.
입력 2016.08.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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