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베 좀 그만 괴롭히세요!”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이 지난 5월 이 동물원에서 사살된 고릴라 ‘하람베’를 희화하는 인터넷 ‘밈’(meme· 인터넷에서 도는 그림이나 사진)을 그만 퍼뜨릴 것을 호소했다고 인디펜던트가 22일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iFunny) 캡처

신시내티 동물원 측은 “우리 동물원은 아직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계속되는 하람베에 대한 언급은 동물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5월 28일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신시내티 동물원 측은 고릴라 우리로 떨어진 세 살배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우리 안에 있던 수컷 고릴라 하람베를 사살했다. 당시 동물원 관계자는 하람베가 아이를 붙잡자 아이가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지만, 동물학자들은 하람베가 아이를 해칠 의도가 없었다며 심각한 멸종 위기종인 산악 고릴라를 사살한 신시내티 동물원의 조치를 비난했다.

사건 이후 영미권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하람베의 죽음을 희화하는 인터넷 밈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구글의 검색어 사용 빈도를 알려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하람베 검색 조회수는 하람베의 죽음 한 달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하람베 ‘밈’은 처음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뜻에서 만들어졌지만 최근 일부 짓궂은 네티즌들이 하람베의 죽음을 희화하는 ‘밈’을 만들고 있다. 신시내티 WCPO-TV의 온라인 편집장 제임스 “처음엔 좋은 의도로 시작됐지만, 점차 하람베의 죽음을 자신들의 놀잇감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며 “이젠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고 했다.

동물 보호 운동가 앤서니 세타는 “하람베의 죽음을 놀리거나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역겹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