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선수들이 육상에서 맹활약하는 비결이 특정 유전자 때문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글래스고 대학 연구팀은 지난 2009년 연구결과를 통해 자메이카 선수들이 단거리에서 강한 이유가 근육 조직의 수축과 이완을 돕는 ‘ACTN3’ 유전자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육상 장거리 강국 케냐와 단거리 강국 미국과 자메이카 선수 1000여명의 유전자를 수집해 조사한 결과 자메이카 선수들의 유전자에 특별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근육 구조를 강화하는 ACTN3 유전자 가운데서도 자메이카 육상 선수의 75%가 이 ACTN3 유전자가 ‘CC형’ 타입이었다.
CC형 타입은 순발력을 낼 수 있도록 내부 근육의 구조를 강화하는 ‘알파-악티닌-3(alpha-actinin-3)’이라는 특수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ACTN3 유전자는 원래는 주로 나이지리아나 가나 등 서아프리카인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메이카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 노예무역으로 서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들이 국민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유전자 덕인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자메이카의 육상 단거리 돌풍은 이어지고 있다.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30)는 남자 100m 달리기에서 우승한데 이어 18일 남자 200m 예선을 1위로 통과해 결승에 진출했다.
자메이카 육상에서 남자가 볼트라면 여자는 일레인 톰슨(24)이다. 톰슨 역시 18일 여자 육상 100m와 200m를 석권하며 28년만에 여자 단거리 2관왕에 올랐다.
자메이카가 약세를 보였던 허들 110m에서도 오마르 맥레오드(22)가 전날인 17일 남자 허들 110m 결승에서 13초0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걸었다.
자메이카가 육상 인프라가 열악했던 과거에도 남자 100m 우승자 상당수는 원래 자메이카 출신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100m 우승자 벤 존슨(미국),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00m 우승자 린포드 크리스티(영국),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100m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도노반 베일리(캐나다)까지 모두 자메이카 태생이다.
한편 자메이카 육상의 상징이 된 우사인 볼트는 200m 결승에서 “18초대 기록을 세우고 싶다”며 세계 신기록 작성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볼트가 출전하는 남자 육상 200m 경기는 19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