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16일 개각(改閣)에서 처가와 넥슨의 부동산 거래 문제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조치가 전혀 나오지 않자 17일 특별검사(특검) 도입까지 주장하며 강경 대여(對與) 공세에 나섰다. 전날 MBC가 "우 수석을 감찰하고 있는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한 언론사 기자의 대화를 입수했다"며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감찰 활동이 무력화됐다" "'빅 브러더'의 공포정치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우병우 감싸는 공포정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제가 알아본 결과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의 조사 활동이 전혀 진척이 없었고 자료도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우 수석 의혹에 대해 검찰도 덮고, 특별감찰관도 제대로 파헤칠 수 없다면 특검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며 바로 여야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우 수석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며 "사실상 특별감찰관 활동이 무력화됐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인 비대위 대표.

[우병우 감찰내용 누설 의혹 논란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특별감찰관의 개인적 대화 내용이 보도된 과정에 대해 "정권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이 감찰관과 한 언론사 기자 간의) SNS 대화 내용이 특정 언론에 그대로 유출된 경위가 이상하다"며 "어떤 경로로 SNS 내용이 흘러나와 구체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것인지 모든 것이 석연치 않다"고 했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 "우 수석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해임되거나 사퇴해야 한다"면서 "다만 특별감찰관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특검을 하게 되면 국회에서 밟아야 하는 절차로 인한 시간 때문에 이슈가 묻혀버릴 수 있어 현재로서는 특검 도입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더민주에서도 비슷한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박범계·표창원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군가 특별 감찰 활동의 공신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SNS 내용을 권한 없이 들여다보고, 언론사에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며 "이런 사태가 우 수석에 대한 각종 비리와 의혹을 희석시키면서 '용두사미(龍頭蛇尾)'식 감찰로 귀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 개각에 거듭되는 야당 공세

야당들은 박 대통령의 개각 전반에 대해서도 전날에 이어 비판을 쏟아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3개 부처를 개각했는데, 개각 자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민이 쏟아내는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권은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소통과 협치를 계속 강조하는데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들으려는 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보면 대통령은 명령하고 장관은 무조건 복종하는 형태"라며 "과연 정부가 국민이 바라는 바에 따라 운영되는 정부인지 대통령의 말만 듣는 정부인지 답답하기 짝이 없는 실태"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탕평 개각까지 건의했는데 결과는 한심할 따름"이라며 "대통령이 민심을 안 듣겠다는 오기와 독선의 인사"라고 했다.

국민의당 박 비대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이정현 대표의 건의에도 지역적으로 편중된 측근들을 위한 인사를 단행했고 전기료에 대해서도 아이들 '껌값' 정도의 인하를 지시했다"며 "박 대통령의 국민 무시, 야당 무시에 대해 굽히지 않고 탕평·균형 인사를 주장하며 전기료 누진제 조정을 위해서도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주승용 비대위원은 "이번 개각은 국민과 야당을 우롱한 재활용·불통·오기 인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