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복싱 대표 미사엘 로드리게스(22)는 얼마 전까지 리우행 교통비를 벌기 위해 멕시코시티의 길거리를 돌며 구걸을 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정부와 협회 누구도 “예산이 없다”며 리우행 교통비를 지원해주지 않았다.
가난한 복서였던 로드리게스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 구걸을 하기로 결심했다. 번화가와 버스를 돌며 “리우에 보내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리우에 도착했다. ‘헝그리 정신’은 리우에서 무섭게 타올랐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16일 남자 복싱 미들급(75㎏) 8강전에서 이집트의 호삼 후세인 아브딘을 3대0 판정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에선 선수 보호를 위해 동메달결정전을 벌이지 않는다. 로드리게스는 최소한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 체급 세계 랭킹 15위였던 그는 랭킹 2위(마이클 오라일리·아일랜드)를 예선에서 누른 데 이어 이번 8강에선 랭킹 5위인 아브딘까지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예선 1회전에서 승리하고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그가 여섯 살 때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홀로 삼형제를 키웠다. 로드리게스는 “내 투지의 원동력은 어머니”라고 했다. 정작 어머니는 ‘가슴이 떨려서 아들이 때리고 맞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다”고 한다. 로드리게스는 19일 준결승에 나선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까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