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한 여성이 남자친구를 살해하고는, 이를 ‘정당방위’로 꾸미기 위해 자신의 몸 곳곳을 칼로 자해(自害)했다가 들동났다.

사건 당일 사망한 셔놀 에롤 알리 시신을 처리하는 모습

런던 북부 헤링게이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살던 자이울잔 하드지에바라는 이름의 여성. 그는 남자친구 셔놀 에롤 알리를 칼로 26번 찔렀고, 알리가 숨을 거두는 상황에서도 구급시설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남자친구를 살해하고 칼로 목과 가슴을 자해한 자이울잔 하드지에바

영국언론 미러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알리가 숨을 거두자 오히려 칼로 자신의 가슴과 등, 목을 찔러 기도(氣道)에 큰 손상을 입혔다. 이렇게 자해한 이유는 자신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남자친구가 먼저 자신을 공격해서 자신은 ‘정당방위’로 반격한 것뿐이라고 주장하려고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자해 사실은 경찰조사 도중 드러났다. 남자친구가 사망한 뒤 아파트 CCTV에 찍힌 하드지에바의 움직임은 공격 당했다고 보기엔 상당히 멀쩡해 보였던 것이다.

사건을 담당한 조사관 앤드류 찰머스는 “그의 몸에 난 상흔(傷痕)은 자해의 흔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셔놀 에롤 알리

하드지에바는 재판에서 “남자친구는 고국인 불가리아로 돌아가자며 날짜까지 정했지만, 나는 영국을 떠나기 싫었다”며 “내가 그의 주머니에서 내 여권을 꺼내는 모습을 보고, 영국에 남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챈 남자친구가 이성을 잃고 나에게 칼을 휘둘렀다”고 끝까지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노엘 루카스 판사는 “알리가 사망하기 전까지 그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신고하지 않은 것은 하드지에바가 그의 죽음에 확실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하드지에바의 자해 역시 알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돌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드지에바는 15일 종신형을 선고 받고 투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