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에 출전한 캐스터 세메냐.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 육상선수 캐스터 세메냐(25·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성 정체성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15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여자 800m 대표 선수인 세메냐의 ‘성 정체성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800m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세메냐의 신체적 특성상 완전한 여성으로 보기 어려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세메냐의 신체에는 ‘여성’의 자궁과 난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남성’의 고환이 있어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고 있다.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일반 여성의 3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냐는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에서 우승할 때부터 성별 논란에 휘말렸다. 세메냐와 경쟁했던 여러 선수들이 “체형이나 목소리 톤으로 볼 때 여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성별 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남아공 의회가 IAAF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소하겠다며 나서는 해프닝이 있은 뒤에야 세메냐는 겨우 여자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의 외신은 세메냐가 이번 올림픽에서 육상 여자 800m의 세계기록을 33년 만에 깰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세메냐가 세계 기록을 깨거나 금메달을 따면 성별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세메냐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1분55초33으로 2008년 이후 세계 최고 기록을 수립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라이벌인 러시아의 마리아 사비노바(31·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이번 올림픽에 불참했기 때문에 세메냐의 금메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세메냐가 참가하는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800m 경기는 17일(한국시각) 오후 10시55분부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예선전이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