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캉스를 가는 개들이 있는가 하면, 바캉스를 앞두고 버려지는 유기견들도 있다. 매년 7월은 유기견들의 수난시대. 특히 피서지, 관광지 유기동물보호소는 바캉스 시즌이면 유기 동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50% 이상 안락사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기 동물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기견이었다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인생역전'한 개가 있다. 포메라니안 '달리'다. 페이스북(@run darly) 팔로어 15만9000여명, 인스타그램(@run_darly) 팔로어 14만6000명, 게시물당 '좋아요' 8000~1만개는 기본인 SNS 스타견 달리는 웬만한 연예인 부럽지 않다. 달리는 사고 후 오른쪽 앞발이 절단된 상태가 되면서 주인이 포기한 개였지만, 2013년 2월'달리 언니' 이지은씨에게 입양되며 새 삶을 찾았다.
달리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바뀐 건, 2014년 11월에 이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달리의 사진 한 장 때문이다. "그즈음 혼자 보기 아까운 달리의 일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개무룩(개+시무룩) 사진'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달리의 별명이 '개무룩 강아지'가 됐지요." 부침개를 바라보며 기대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가 얻어먹지 못하자 점차 시무룩한 표정이 되는 달리의 개무룩 사진은 2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여러 포털 사이트 메인에 소개됐다. 이후 대만 신문에 소개돼 대만 팬까지 끌어들이며 '개 한류'를 이끌고 있다. 이씨는 "달리의 인기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다치고 주인에게 버려졌다는 아픔을 극복하고 서서히 밝아지는 모습을 함께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참 고맙다"고 했다.
이지은씨는 자기 역시 달리를 만나기 전에는 유기견 입양에 아주 회의적이었다고 고백했다. "병들고 나이 든 개를 입양하는 건 희생 유전자가 있는 착한 사람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달리를 키우며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죠. 처음에 눈치 보고,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소심하고 겁 많던 달리가 지금은 완전히 변했어요." 이씨는 달리가 영향력 있는 반려견이 되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달리 입양기념일에 맞춰 동물자유연대에 달리 이름으로 3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어요. 그걸 보고 자기 반려동물 생일에 다른 동물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거나 유기견을 입양했다는 분들의 메시지를 받으면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