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여자 역도의 림정심(23)은 13일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元帥)님께 기쁨을 드릴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섰다. 일등이 확정됐을 때 김정은 동지께 기쁨을 드렸다는 한 가지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셔 "원수님께 달려가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했다.

북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우승 소감에는 이 같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북한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은 1972년 뮌헨올림픽 남자 사격에 출전한 이호준이 따냈다. 이호준은 경기를 마친 뒤 "(김일성) 수령 동지의 교시에 따라 원수(怨讐)의 심장을 겨누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북한 선수단이 사과하면서 제재 없이 넘어갔다.

이호준은 김정일의 최측근 경호원으로 발탁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인민무력부 탄약 창고장을 하다가 호위총국으로 불려와 책임부관을 맡았다.

이 밖에도 북한 스포츠 선수들이 우승 소감에서 그들의 최고 지도자를 언급한 일은 흔했다.

지난 1999년 8월 스페인 세계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장성옥 선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오직 장군님(김정일)만을 생각하며 달렸다"고 말해 김정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역도의 엄윤철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서 "계란에 김정은 원수의 사상을 입히면 바위도 깰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엄윤철은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은메달에 그치자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인민 영웅이 아니다"라고 말해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다.

북한 국가대표를 지낸 한 탈북자는 "국제 대회를 앞두고 북한 선수들은 자신의 목표를 밝힌다"며 "목표에 크게 미달하면 처벌받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