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최근 메이저리그(MLB) 3000안타의 대기록을 세운 스즈키 이치로(43·마이애미)의 영어 실력이 뜬금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 방송 관계자의 비아냥에서 시작된 일로 공식 사과까지 이르는 등 온라인에서 관심이 뜨겁다.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의 토드 그리섬은 이치로의 3000안타 달성 기자회견 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치로의 3000안타는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이치로가 15년 동안 미국에서 뛰면서 영어를 배울 의지가 없었다는 게 나에게는 더 놀라운 일”이라고 적었다. 그리섬은 ESPN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포츠센터’를 담당하기도 해 비교적 널리 알려진 방송인이다.

이 트윗 이후 그리섬의 경솔한 발언에 항의하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 영어 우월주의 등 잘못된 편견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치로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이치로가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처럼 매도했다는 비판도 커졌다. 이에 그리섬은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해당 트윗을 삭제했지만 논란은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이치로의 영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현지인과 전혀 문제없이 의사소통이 되는 수준이다. 이는 구단 제작 방송물 등 여러 자료에서 충분히 확인이 된다. 하지만 이치로는 언론 인터뷰 때는 여전히 통역을 활용하고 있다. 자칫 실수나 단어 선택의 미묘한 차이로 자신의 말이 와전될 수 있어서다. 이치로는 3000안타 달성 기자회견 당시에도 역시 통역을 썼다.

이치로에 대해 잘 모르는 그리섬은 그 기자회견을 보고 이치로가 영어를 하지 못한다고 짐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섬은 사과 트윗에서 “이치로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 같다. 다만 내가 봤을 때는 항상 통역이 있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에 뉴욕포스트는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뉴욕포스트는 “이치로는 15년 동안 취재한 우리 중에 그의 언어(일본어)를 배우려고 한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가”라고 반문한 뒤 “아마 이치로는 영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을 처음으로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섬과 같은 교만하고 어리석은 말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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