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는 어떤 나라?]

시리아 내전(內戰)의 격전지가 된 알레포 주민 200만명이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 전기가 끊기고 수 주째 마실 물조차 구하지 못해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 유엔은 9일(현지 시각)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측에 주민들에게 긴급 구호품을 전달하고 전투 중 파괴된 수도관을 고칠 수 있도록 48시간 휴전을 제안했다. 유엔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알레포의 전기와 수도망이 즉각 복구되지 않으면 민간인 수백만명에게 끔찍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알레포는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고대 도시로, 내전 이전엔 시리아의 경제 수도 역할을 해온 곳이다. 시리아 북부의 전략적 요충지로 정부군과 반군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가까이 이 지역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군은 러시아 공군의 지원을 받아 반군이 점령한 동부 지역을 드나드는 도로들을 전투기로 폭격해 주요 도로가 대부분 파괴됐다. 아직 통행 가능한 도로는 언제 있을지 모르는 폭격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식수 등 생필품과 의약품 운송로가 완전히 끊겼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은 "극단주의 성향의 일부 반군이 지난 2일 독극물이 든 폭탄 공격을 가해 알레포 일부 지역은 화학물질로 오염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국제구호단체의 물탱크 진입이 한 달째 차단되면서 알레포는 어린아이들에게조차 깨끗한 물과 제대로 된 식사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도시의 수도관은 2011년부터 계속된 내전으로 제 기능을 못해 유니세프 등은 그동안 물탱크로 식수를 공급해왔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물 섭취 부족과 비위생적 물 접촉에 따른 각종 질병이 도시에 퍼질까 우려된다"면서 "물과 (의료 시설용) 전기 공급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 200만명의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반군 점령지인 도시 동부 일대는 정부군의 공격이 집중돼 건물이 무너지고 출입로가 막혀 현재 주민 25만가량이 완전히 고립돼 있다.

BBC에 따르면, 알레포 주변에는 정부군·반군 외에 쿠르드민병대와 이슬람국가(IS)까지 4개의 세력이 포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적과 동지가 누군지 분간이 잘 안 되는 등 전선(戰線)도 불분명하다. 유엔 관계자는 "누가 쏜지도 모르는 포탄에 병원 등 의료 시설이 파괴되고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