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오전 배우 김성민이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 자택에서 자살기도를 한 채 발견됐다. 아내 이○○ 씨에 의하면, 사건 당일 만취한 김성민과 아내 사이에 2~3분간의 짧은 말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자제력을 상실한 김성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그날 새벽 경찰에 의해 발견된 김성민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 상태가 이어졌고 이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평소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한 고인이었기에 가족들은 장기기증 동의서를 작성했다. 뇌사 판정을 받은 날 김성민의 장기기증 수술이 진행됐으며, 모두 다섯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배우 김성민의 삶은 마무리됐다.

워낙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일이라 김성민의 마지막을 두고 말이 많았다. 부부싸움이 심하니 출두를 원한다는 아들의 경찰 신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혹시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다른 스토리가 있지는 않은지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가 난 상태에서 아들과 아내가 집을 나가자 홧김에 자살을 시도했다며, 화살을 아내에게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가 나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만취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다. 다툰 건 2~3분도 안 된다. 술에 너무 취해 자제력을 잃고 순간적으로 욱한 것 같다.”

당사자인 김성민의 아내 이 씨는 장례식 이후 남편을 향한 심경을 이렇게 토로하기도 했다. “가장 원망스러운 건 나 자신이다. 내가 잘못했다. 그날 남편이 집에 들어왔을 때 그냥 재웠어야 했는데”라면서 눈물을 보인 이 씨는 그렇게 힘들게 남편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냈다.

배우로서 굴곡졌던 김성민의 삶
시원하게 잘생긴 외모에 따뜻한 품성, 안정된 연기력에 재치까지 갖춘 그는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면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1991년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입성한 뒤 연극단원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해 오랜 무명시절을 거치다가 2003년 라는 운명적인 드라마를 만나게 됐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일일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서 주목을 받으며 입지를 굳힌 뒤 , ,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호흡했다.

2009년 김성민은 을 통해 예능에 진출했다. 드라마와 달리 수다스럽고 친근한 이미지로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성공적인 방송인으로 잘나가던 그였으나, 2010년 인생의 고비를 맞는다. 마약파문이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됨과 동시에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이후 힘든 자숙의 기간을 보내고 재기를 하는 듯했다. 2013년에는 4세 연상의 미모의 치과의사를 만나 비밀리에 결혼도 했다. 그해 8월 드라마 를 통해서 복귀에 박차를 가하지만, 다시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차 고비를 맞게 된 것이다.

2010년 네 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하고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김성민은 2008년과 2009년 필리핀 세부에서 현지인에게 산 마약을 속옷이나 여행용 가방 등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그리고 2011년 3월, 2차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과 집행유예 4년 판결을 받은 이후 계속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2년여의 공백기간을 거친 뒤 방송에 출연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던 김성민은 2015년 다시 마약에 손을 대면서 충격을 줬다. 이때 구속 기소되면서 징역 10개월을 살고 올해 1월 출소했다. 화려하게 데뷔해 대중의 사랑도 크게 받았던 그였기에 이런 과정이 더 참담하고 슬프게 받아들여진다.

남겨진 가족들 근황은?
누가 뭐라고 해도 김성민을 저세상으로 보내고 가장 큰 슬픔 속에 있는 사람은 고 김성민의 아내다. 살아생전 김성민은 아내를 딸처럼 생각하고 사이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더 안타깝다. 김성민은 한 번의 이혼 경험이 있는 아내를 배려해 결혼식도 조용하게 진행하는 등 사랑하는 아내를 배려하고 사랑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작품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아내의 병원에 출근해 일을 도와주는 등 서로에게 극진했던 부부다.

아내 이 씨는 김성민이 마약사건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던 당시 법정에 탄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했다. 당시 이 씨는 탄원서에 “부부싸움을 심하게 해서 자살을 하려고 한 게 2014년 10월 말이었다. 부부싸움 직후 마약사건이 터졌다. 죽겠다는 마음이었으니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한 것이다”라는 내용을 적었다.

이렇게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였던 남편을 떠나보낸 후, 이 씨가 자책감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근거 없는 황당한 소문(이 씨가 듀스의 멤버인 고 김성재의 생전 여자친구와 동일인물이라는 것)까지 나돌았지만 그는 일상으로 돌아와 꿋꿋하게 본인의 일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강남의 치과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진료를 하고 있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진료 중인 이 씨와는 공식적인 인터뷰를 나눌 수 없었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원장님은 정상적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공식적인 인터뷰는 일절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기에 연결이 곤란하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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