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21일(현지 시각)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즉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이 우리의 신조"라며 "우리의 제조업을 파괴할 뿐 아니라 미국을 외국 정부의 결정에 종속시키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절대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인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같이 말해 보호무역을 공식화했다. 그는 민주당의 사실상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거론하면서 "힐러리는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포함해 모든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자유무역 기조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 한국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또 중국을 겨냥해 "힐러리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했다"며 "중국과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며, 중국의 충격적인 지식재산권 절도 행위, 불법상품 덤핑, 파괴적 환율조작 등을 중단하기 위한 제재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은 중국과 함께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미군 주둔 등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항상 협상장에서 걸어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을 주둔시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북한은 점점 더 미쳐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보일러(boiler)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