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신체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산업활동을 통해 분비되는 화학 물질을 가리킨다. 이 물질들이 사람 몸에 들어오면 신체 호르몬 즉 내분비를 교란시키며 기능을 방해한다. 성조숙증, 불임, 기형아 등 주로 생식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5월, 일본 학자들이 방송에서 "환경중에 배출된 화학 물질이 생물체 내에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말해 환경 호르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확한 명칭은 '외인성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이다.

환경호르몬 : 사람의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환경보호청(EPA) 등은 다이옥신과 살충제인 DDT, 납,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 그리고 농약 성분 등 67~143종의 화학물질을 환경호르몬으로 규정하고 있다. ▶키워드 더보기

집안 곳곳 숨겨진 '환경호르몬'

이런 환경호르몬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 있다.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스티로폼 용기로 된 컵라면을 먹지 않아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있다. 생활 속에서 어떤 공간의 어떤 물건이 환경호르몬을 내뿜고 있는지 알아봤다.

●프탈레이트

프탈레이트는 우리나라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지정하고 있는 67종 물질 중 하나다. 유럽에서도 독성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주로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고 향수에서 향이 오래가도록 유지하거나 매니큐어 색을 유지하는 용도로 쓰인다. 아이들이 플라스틱으로 된 장난감 등을 입으로 빨 때 프탈레이트에 노출될 수 있다. 동물 실험 결과 간과 신장, 심장, 허파는 물론 여성 불임, 정자수 감소 등으로 생식기관에 유해한 독성물질로 보고됐다.

●포름알데히드

상온에서 무색의 기체 형태로 존재하나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강력한 자극적인 냄새를 가지고 있다. 피부 점막에 닿으면 강력한 자극성을 나타내며 발열성이 있다. 여러 물질과 쉽게 결합하여 접착제로 많이 쓰이며, 플라스틱 제품, 페인트, 전자 부품 등에 쓰이는 수지의 원료에도 들어 있다.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근육 쇠약, 관절통, 불면증,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중금속류

독성화학물질인 카드뮴, 납, 수은 등이 포함된다. 카드뮴은 강철의 부식 방지를 위한 도금, 니켈-카드뮴 2차 전지, 색의 안료, 플라스틱 안정제 등으로 쓰이며 납은 고압전선 피복제, 탄환으로 쓰인다. 금속 중에서도 독성이 아주 높은 금속들로 최근에는 환경 문제와 다른 대체재의 등장으로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피할 수는 없는 물질들이다. 중금속에 중독되면 불면증, 근육쇠약, 경련 등이 올 수 있다. 특히 카드뮴은 191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이타이이타이' 병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알킬페놀류

일부 국가에서는 생산 자체를 금지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합성세제와 섬유유연제, 세정용품 등에서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린스나 염색약에도 쓰인다. 주로 세정제로 사용되기 때문에 하수구를 통해 배출돼 수생생태계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알킬페놀류의 하나인 노닐페놀·옥틸페놀은 피부를 통해 몸속에 흡수되면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여러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며 주로 성호르몬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면활성제 : 표면활성제라고도 하며, 액체의 표면에 흡착되어 계면의 활성을 크게 하고 성질을 변화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특히 표면장력을 감소시키고 세정력, 분산력, 유화력, 기용력, 살균력 등이 뛰어나다. ▶키워드 더보기
●트리클로산

다양한 영역에서 항균 및 살균제로서 역할을 한다. 곰팡이 같은 미생물을 죽이는 능력이 탁월해 목욕제, 소독약, 비누, 치약, 구강청결제 등 위생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하지만 과량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다. 이 물질도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데 지방과 친한 물질이기 때문에 주로 여성의 가슴 주변 조직에 쌓여 모유 수유 시 아이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을 방해한다.

●파라벤
파라벤은 '파라하이드록시벤조산 에스터'라는 화학물질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미생물 성장억제, 보존 기간 연장 등을 위해 처음 사용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방부제 또는 보존제로 활용되고
있다. 파라벤은 다른 보존제나 방부제에 비해 항균 효과가 높고, 비용이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치약, 보습제, 식품, 샴푸, 면도젤 등에 들어 있다.

주로 인공 방부제로서 화장품에서 많이 쓰인다.

하지만 파라벤은 몸속에 한 번 들어오면 내장 기관이나 근육 등에 쌓여서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다. 파라벤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서 생식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적은 양만 사용해도 유방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학술 보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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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화난연제

가연성 제품에 첨가해 발화를 방지·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인데, 커튼이나 블라인드, 카펫, 소파 등에도 사용된다. 집 안의 먼지 등을 통해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게 되면 결국 호흡을 통해 체내에 쌓인다. 신체에 흡수되면 갑상선 호르몬을 방해하며 남성의 정자를 감소시킨다.

●퍼머트린

살충제와 모기퇴치제에 쓰인다. 고농축의 '퍼머트린' 등에 노출될 경우 재채기, 비염, 천식,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햇빛에 의해 분해가 안 돼 약효는 오래 지속되지만 공기중의 농도가 높아져 좁은 방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면 알레르기로 콧물 재채기 피부발진 등의 신체 이상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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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페놀A

비스페놀A는 컵·물병이나 통조림·음료수 캔 코팅제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로 영수증·순번대기표 등에 포함돼 있다. 영수증을 만질 때도 피부로 흡수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비스페놀A의 유해성을 인정, 영유아의 건강보호를 위해 젖병에 대한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우에도 비스페놀A의 유해성을 우려해 젖병에 비스페놀A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성인에게는 생식 기능 저하, 아이들에게는 성장 발달 저하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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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불화화합물

과불화화합물(PFCs)은 최근 수중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물질로 최근 주목되는 물질이다. 항생제 등 의약물질과 함께 국제학계가 '신종 유해물질(Emerging Micropollutants)'로 분류됐다. 코팅용으로 많이 쓰인다. 음식이 눌어 붙지 않도록 하는 프라이팬의 코팅제, 오염방지 용 카펫, 방수 기능 등산복 등이다. 또한 종이컵, 햄버거 포장지 등 코팅이 된 종이용기에서도 검출된다. 동물 실험에서 임신 장애, 발암성, 간·신장 장애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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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할 때 나오는 환경호르몬

알루미늄 냄비

알루미늄 냄비는 산 성분과 만나면 부식이 쉽게 일어나 알루미늄 성분이 우러나온다. 토마토나 양배추처럼 산도(pH)가 낮은 식품은 알루미늄 냄비나 포일을 이용해 조리하면 알루미늄이 떨어져 나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신 김치를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는 안된다. 또한 매실절임, 간장, 된장 등 산이나 염분을 많이 함유한 식품을 알루미늄 용기에 장시간 보관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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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용기

플라스틱 용기를 가열해서 쓰는 것도 문제지만 흠집이 난 플라스틱 용기를 두고두고 쓰는 것도 좋지 않다. 용기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철 수세미 등으로 인해 용기에 긁힘이 생긴다면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사용을 중단하고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

나무그릇·주걱

식기에 흠집을 내지 않는 나무 그릇은 친환경소재로 인기가 많지만 음식물 찌꺼기가 쉽게 붙고 세제가 잘 씻기지 않는 단점이 있다. 물에 충분히 불린 뒤 세척해야 하며 세척 후 바싹 말려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색이 어둡게 변하면 바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전기 주전자

물을 끓이고 오래 담아두면 도금된 주전자에서 니켈이 녹아나올 수 있다. 한번 끓인 물은 즉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버려야 하고 플라스틱 주전자보다 스테인리스 주전자나 유리 주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뚝배기

뚝배기는 숨을 쉬는 옹기 재질로 틈에 세척액이 들어가면 잘 빠지지 않는다. 세척액을 제대로 헹구지 않은 채로 음식을 담아낼 수도 있는 것이다. 희석된 세척액을 적신 수세미로 5초 이내로 닦고 즉시 흐르는 물에 10초 이상 충분히 헹구어 주어야 한다.

불소 코팅된 프라이팬

코팅된 불소성분은 보호막 역할을 하여 음식이 잘 눌어붙지 않게 한다. 물이나 기름이 잘 묻지 않아 음식물의 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세척이 간편하다. 하지만  높은 열을 가했을 경우 성질 자체가 변형돼 유해가스와 입자가 배출될 수 있다. 또한 흠집이 생기면 중금속이 나올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실리콘이나 나무 주걱을 사용해야 한다.

멜라민 수지 그릇

멜라민은 가볍고 깨지지 않는 데다 열에 강하고 원하는 어떤 색과 모양이든 낼 수 있어 거의 ‘만능 식기’ 로 사용되고 있다. 멜라민수지 식기류는 멜라민과 포름알데히드를 중합·가열해 딱딱하게 만든 고분자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어린이용 식판, 가정용 튀김젓가락(일명 뼈젓가락), 이유식 그릇이나 뒤집개, 국자 같은 조리 도구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용도로 쓰인다. 전자레인지 외에 산성이 강한 식초를 오랜 기간 보관할 경우에도 위험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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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그릇

100% 유리가 아닌 크리스탈 유리 용기에도 납 성분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광택을 높이기 위해 산화납이 첨가되는데 장시간 음식물을 담아 둘 경우 납성분이 우러나올 수 있다. 새로 산 크리스탈 유리 용기는 구입하자마자 24시간 식초에 담근 후 세척하면 납 성분을 제거할 수 있다. 100% 유리로 된 용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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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이트 : 식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