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시대에 제작된 남성 조각상을 보면, 죄다 우람한 체격에 비현실적인 복근으로 남성성(性)을 뽐낸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남성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성기’는 그에 비해 왜소하다.

심지어 고대 인물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남성 중 한 명이라는 다비드(유대 왕국의 다윗 왕)을 조각한 르네상스 시절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 조각상의 성기가 작은 까닭은 그리스·로마시대 당시 작은 성기를 이상적으로 여겼기 때문이라는 역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영국 더 썬이 8일 소개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케네스 도버는 그의 책 ‘그리스의 동성애(Greek Homosexuality)’에서 “그리스 시대에는 작은 성기를 이상적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다비드상

그에 따르면, 당시 작은 성기를 가진 남성은 ‘지적이고 절제적이어서 아름답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큰 성기를 가진 남성은 ‘비(非)지적이고 성적으로 문란해 추하다’고 간주됐다는 것이다.

스웨덴 유명 예술사학자이자 예술사 전문 블로그 ‘예술사에 대해 얘기하는 법(How to talk about art history)’의 운영자인 엘렌 오레드슨도 이에 동의했다.

아폴론상

그녀는 “고대 그리스시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상주의’”라며 “따라서 ‘작은 성기’를 이상적으로 여기던 당시 사회 풍토가 조각상에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리스 시대 조각상은 르네상스시대와 그 이후에도 영향을 미쳐, 이에 영향을 받은 다수의 조각상이 작은 성기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