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하는 IS테러 일지표

최근 며칠 사이 네이버 검색창에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라고 치면 자동 완성시켜 제시해주는 검색 키워드의 가장 상단에 '코란 외우기'가 나온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도 코란 1장 1절부터 6절까지의 내용을 한글 발음으로 표기한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며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느닷없이 무슬림이 급증하기라도 한 것일까. 그게 아니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민간인 상대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면서 여행객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 현상이다.

IS의 연쇄 테러로 휴가철을 앞둔 여행업계엔 '비상등'이 켜졌다. 이색적인 유럽 여행지로 인기를 끌던 터키가 '기피 여행지'로 바뀌었고,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암송할 수 있게 연습하라"는 해외여행 준비 지침까지 등장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역사 유적과 천혜의 비경을 동시에 갖고 있어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총격·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최근 1년 동안 사망자가 나온 테러만 13차례 발생해 여행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7~8월 하나투어를 통해 유럽 여행을 예약한 1만8200명 중 터키를 포함해 스페인, 남프랑스 등 지중해 지역 여행 예약자는 22%(4000명)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달 5일까지 같은 지역 여행 예약자가 2400명으로 줄었고, 전체 유럽 여행 예약자(1만7200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로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매년 전체 유럽 여행 예약 중 20% 수준을 유지하던 터키 여행 예약 비중이 올해는 5%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8월까지 유럽 지역 전체 여행자 수는 작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터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해 지중해 쪽 여행 수요는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IS 테러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외우는 여행객들도 등장했다. 지난 1일 IS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한 음식점에서 인질 테러를 벌이면서 당시 코란을 외우지 못한 사람을 살해했다고 알려져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등에 코란 암송을 안내하는 게시물은 "코란 암송이 테러가 발생했을 때 생존 전략의 하나가 됐다"며 "코란 1장이 생존을 위해선 가장 무난하다"고 제안했다.

여행업계는 이미 IS 테러가 발생한 지역의 여행상품을 다른 지역으로 바꾸거나 여행자 보험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불안한 여행객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현지 해외 가이드, 교민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안전 문제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