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종사자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을 폭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강남패치’의 운영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피해자들의 사진을 내려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정황이 확인됐다.
해외에 서버를 둔 ‘강남패치’는 일반인, 인터넷 ‘얼짱’, 연예인,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사생활 정보를 폭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연예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성형 수술 사실과 업소 종사자들의 얼굴 사진, 신상정보 등을 공개하는 식이었다. 이 계정은 생성된 지 10여일 만에 10만이 넘는 ‘팔로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사생활과 인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지난달 27일 게시물이 전부 삭제된 상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강남패치’ 운영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특정인의 사진이나 사생활 정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인스타그램에서 내려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돈을 받았다는 점이다.
A씨는 “직접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강남패치 페이지에 자신의 얼굴 사진과 함께 “작은 아버지가 깡패다”라는 거짓 소문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두 사람만 대화하는 채팅)를 통해 해당 계정(아이디 gestap0_)에 “사진을 내려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었다. 상대방이 “사진을 내리는 대가로 300만원을 달라”고 한 것이었다. ‘강남패치’의 팔로워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A씨는 자신에 관한 소문이 퍼질 것을 우려해 입금할 계좌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상대방은 “비트코인(bitcoin·인터넷에서 통용되는 가상 화폐)”으로 거래하고 싶다고 답했다.
A씨의 DM대화 기록에 따르면 ‘강남패치’ 운영자로 추정되는 ‘gestap0_’를 ID로 사용하는 인물은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익명성이 보장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계좌이체로 하면 신원이 노출 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채팅을 진행하던 중 그 인물은 원래 제시했던 300만원이 아닌 500만원에 할 수 있냐며 가격을 흥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A씨가 “더 비싸지면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 결국 300만원에 사진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A씨는 “비트코인으로 돈을 송금하는 과정이 복잡해 실제로 금전 거래가 이뤄진 것은 지난달 30일”이라며 “지난달 27일 강남패치 인스타그램 계정이 삭제되며 내 사진도 없어졌지만, 앞으로 운영자가 새롭게 만든 사이트 등에서 또다시 내 사진을 올릴 수 없도록 거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나 말고도 내 주변에서만 최소 9명의 피해자에게 저런식의 금전 협상을 시도했다”며 “현재 우리는 변호사를 선임해 강남패치를 명예훼손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강남패치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바람에 피해자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강남패치는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날 고소해라”고 말하며 일반인 및 유명인에 대한 무분별한 정보를 유포해 논란이 됐다. 운영자는 ‘제보’를 받았다는 명분으로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개인정보, 성형 여부, 스폰서 유무, 업소 출신 여부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했다.
강남패치는 지난달 27일 논란이 된 후 팔로워가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없애고, 별도의 전용 웹사이트를 만들어 업소 종사자, 연예인 등에 관련된 ‘제보’를 받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