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선 시대에 나라를 다스리는 기준이 된 최고의 법전. 세조 때 최항, 노사신, 강희맹 등이 집필을 시작하여 성종 때 완성하고 펴냈다. 조선왕조는 건국 초기인 1397년(태조 6)에 '경제육전(經濟六典)'을 반포하였으며, 태종과 세종 때에도 법전을 편찬하였다. 이런 통치 방침은 성종에 이르러서야 반포된 '경국대전(經國大典)'으로 집대성되었다. '이호예병형공'의 육전체제를 중심으로 국가의 관료제도를 규정하고, 땅을 근본으로 재정과 경제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과거제도와 친족관계, 혼인과 상·장례 등의 내용을 다루었다. 관료·계급사회인 조선시대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이 유배기간 동안 쓴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책. 목민관은 백성을 다스려 기르는 벼슬아치라는 뜻으로, 목민관이 지켜야할 지침을 밝히고 있다.
부패의 극에 달한 조선 후기 지방의 사회 상태와 정치의 실제를 민생 문제 및 수령의 임무와 결부시켜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관의 입장이 아닌 민의 입장에서 저술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민생과 관련된 그의 많은 저서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역사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역사서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삼국시대의 역사를 담고 있다. 고려 인종 때 김부식이 왕의 명을 받고 편찬하기 시작했다.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역사서이고 유교적 입장에서 쓰였기 때문에 정사만을 기록하고 있다.
삼국사기는 중국과의 사대관계를 옹호하는 서술을 했다는 점에서 사대주의라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유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실을 서술하려고 노력했고, 사대주의 역시 당시 외교 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승려 일연이 개인적으로 서술한 역사서로, 정사에서는 다루지 않는 설화와 신화부터 사소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따라서 내용이 허황돼 역사서로 보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조선 초기 이후의 많은 역사책에 인용되었고 영향을 주었다. 단군신화부터 가야에 대한 내용과 현존하는 향가까지 다른 책에서는 상세하게 다루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 고대 역사서 '삼국유사'… 신비롭고 재밌는 옛날 이야기]
김종서, 정인지 등의 학자가 세종의 명에 따라 정리한 고려시대 역사서로 고려의 역사를 살펴볼 때 기본 자료로 쓰인다. 조선 건국의 당위성을 위해 발간되었지만 대부분 내용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 인물에 대해 얘기할 때, 칭찬과 비판 자료를 모두 참조하여 썼다. 고려 충신 정몽주에 대한 기록도 상당히 치우침이 없이 쓰여졌다.
조선 태조 때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에 걸친 472년간의 왕실 역사를 서술한 책이다. 다른 역사서가 단기간에 서술된 것과 달리 조선왕조실록은 긴 시간동안 여러 권이 축적되면서 완성되었다. 조선시대 정치, 외교, 군사, 제도, 법률부터 미술, 윤리의 변천사를 대거 포함하고 있어 내용이 방대하다. 왕실 사회를 기록해 지배층 위주의 서술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지만 세계 어느 곳에도 이렇게 한 왕조의 일대기를 세세하고 찾기 힘들다. 또한 단일왕조 역사서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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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의학
향약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만든 약재는 '당재'라고 칭했다. 세종 때의 집현전 학자 유효통, 노중례, 박윤덕이 편찬했다. 세종은 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재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고, 질병문제를 자주적으로 대처하고자 했다. 각 지역 별로 생산되는 약재들을 조사해 어디에서 어떤 약재를 어느 시기에 구할 수 있는지를 담고 있다.
중국 명나라의 본초학자 이시진이 만든 의학서적으로 약효가 있는 식물·동물·광물을 정리 분석했다. 16세기 이전 본초학자들이 이뤄낸 성과와 실수 등을 함께 보완 수정해 책으로 펴냈다. 본초학을 집대성한 최초의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약물의 재료가 되는 물질의 이름과 기원, 외양, 특징, 재배·보존법, 효능 등을 상세히 분류하고 설명해 약학 뿐만 아니라 광물학, 지질학 등 다른 학문에도 영향을 끼쳤다.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고 만들기 시작한 의학서적. 조선 시대 최초의, 최고의 의학서로 꼽힌다. 동의라는 말은 '동쪽의 의학' 즉 '조선의 의학'을 뜻하고, 보감이라는 말은 '보배스러운 거울'이란 뜻이다. 신체 내부에 관련된 내용은 '내경편'에, 신체 외부와 관련된 내용은 '외형편'에 실었고, 신체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 병은 '잡병편'에, 구체적인 약물에 관한 지식은 '탕액편'에, 침·뜸에 관한 얘기는 '침구편'에 담아 총 5편으로 구성했다.
중구난방으로 서술되어 있던 중국의학과 조선의학, 그리고 건강에 필요한 섭생과 생활방식을 하나로 잘 정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과사전 식으로 편집해 보는 이가 간편하게 해당 내용을 참조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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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풍수
조선 초기의 지리서로, 세종 때 국가 통치의 기본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성종 때 각 도의 역사·지리·지도·인물·시설 등의 내용이 추가되었고 연산군 때 다시 대대적인 개편을 해, 중종 때 '신증동국여지승람'으로 완성되었다.
지방 사회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지닌 백과사전식 서적으로 조선 전기 사회의 여러 측면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자료이다. 여러 학문에서도 중요한 고전으로 꼽고 있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이중환이 현지 답사를 하면서 만든 우리나라의 지리서이다. 우리나라의 팔도의 위치와 그곳의 역사적 배경, 자연환경, 인물과 풍속, 생업까지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거지 선호의 기준으로 지리, 생리, 인심, 산수를 네가지를 들었다.
지리서이기는 하지만 한 지역에 관한 전반적인 사실과 자연환경과 인간과의 관계를 함께 서술한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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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농사
조선 세종 때의 문신인 정초와 변효문 등이 왕명에 의하여 편찬한 농서. 대부분 내용이 중요 곡식류와 간단한 기술만 다루고 있으나, 우리 나라 풍토에 맞는 농법으로 편찬된 책의 효시이다. 지방 권농관의 지침서가 되었을 뿐 아니라, 후대에 간행된 여러 가지 농서 출현의 계기가 되었다.
조선 세조 때 강희안이 쓴 원예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즐겨 구경해 온 꽃과 나무 몇 십 종을 들어 그 재배법과 이용법을 설명하였다. 또한 꽃과 나무의 품격과 그 의미, 상징성까지 서술하고 있다.
1809년 여성 실학자 빙허각(憑虛閣) 이씨가 엮은 가정살림에 관한 내용의 책. 크게 장담그기, 술빚기, 반찬 만들기 등 주방생활을 담은 '주사의', 옷 만드는 법, 길쌈, 수놓기, 불켜는 법, 그릇 때우는 법 등 내용을 담은 '봉임측', 밭을 갈고 가꾸는 법에서부터 말·소·닭을 기르는 법 등 농가생활을 서술한 '산가락', 태교 및 육아, 구급법과 약물요법 등이 정리된 '청낭결', 집안을 깨끗이 하는 법과 부적과 주술을 쓰는 법이 담긴 '술수략' 이렇게 5가지 분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내용을 자세하고 분명하게 서술해 우리 가정생활에 미친 영향이 굉장히 큰 책이다.
1814년 정약전이 저술한 어류에 관한 책.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귀양살이를 하면서 주변 연안의 어류 155종을 실제로 조사하고 분류해 책으로 펴냈다. '자(玆)'는 '흑'이란 뜻으로 '자산'은 곧 '흑산'을 가리킨다. 각종 어류의 이름·형태·습성·맛·이용법·어구 등을 우리나라와 중국의 책을 인용하고 실제의 견문을 토대로 보충해 기록하고 있다.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쓴 점을 생각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음악
고려시대나 조선 초기에 무당이 유명한 산과 큰 강에서 제사를 지내면서 부른 무가를 악보로 정리한 책이다. 이 악보에는 '악학궤범'과 '악장가사'에는 전하지 않는 고려 가요가 상당수 수록되어 있다.
악장(
), 사(
), 단가(
), 가사(
), 창작가사(
), 민요(
), 무가 등 다양한 문학장르를 포함하고 있어 조선 초기의 가요분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수록된 노래는 총 26편이다.
1493년 성종 때, 왕명에 따라 제작된 악전(樂典) 이다. 가사가 한글로 실려 있으며 궁중음악은 물론 당악, 향악에 관한 이론 및 제도, 법식 등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악학궤범'은 음악의 이론과 제도 및 법식을 주로 다루어 이 방면의 연구와 이해에 귀중한 문헌일 뿐만 아니라, 고려악사(樂史)를 아는 데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禮로 다잡고 樂으로 베풀고… 세종의 '音治'를 엿보다]
바쁜 현대인이 어려운 한자어와 방대한 분량의 고전을 일일이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에 내가 읽고 있는 기사에서 인용하고 근거로 들고 있는 옛 문헌이 어떤 작품인지 아는 것은 내용을 선별할 때 중요하다. 앞의 설명들을 고전에 대한 배경지식으로 알아둔다면, 조금 더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 민족문화대백과
이미지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립한글박물관,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