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폴리스 제도란?]

부산의 학교 전담 경찰관(스쿨 폴리스) 두 명이 자기가 맡은 여고생들과 성관계를 가진 사건을 경찰이 축소·은폐해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먼저 부산 연제·사하경찰서 서장들은 문제의 경찰관들 비행(非行)을 보고받았지만 사표를 받는 선에서 덮으면서 상부에는 개인 신상 문제로 그만두는 것으로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경찰은 해당 경찰서장들이 사건 자체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해왔다.

은폐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고생과 상담한 청소년 보호기관은 지난달 9일 부산지방경찰청에 연제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비행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도 부산경찰청 담당자는 '연제경찰서에 신고하라'고만 하고 별다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범죄 혐의가 짙은 사건을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직무 유기로 처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찰청도 감찰담당관실이 해당 정보를 입수해 지난 1일 부산경찰청에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면서도 지난 24일 한 전직 경찰서장이 사건을 폭로하기 전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그동안 "전직 서장 폭로 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었다. 사하경찰서 경찰관이 보호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지난 4일이었다. 연제경찰서와 부산경찰청, 경찰청이 연제경찰서 사건을 유야무야 넘기지 않고 엄정 처리했으면 4일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경찰 조직이 이렇게 자기들 치부를 감추려고만 들면 경찰관들의 일탈(逸脫)을 막을 수 없다. 그러면 국민 외면을 받는 조직이 되고 결국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도 없게 된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에선 첩보를 확인하고도 자기들이 안이하게 판단해 부산 경찰관들의 비행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경찰청장은 사건 내용을 몰랐다는 것이다. 일선 경찰서에서 지방경찰청, 경찰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거짓말을 해온 것이 밝혀진 이상 경찰청장이 이런 중대한 사안을 몰랐다는 해명도 믿을 수가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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