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렌다. 어제 한국어교원자격증 2급 과정의 마지막 시험을 쳤다. 국립국어원에 자격증 신청할 일만 남았다. 곧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재작년 한국어 교사 원격평생교육원 홍보대사가 되면서 한국어 교원 자격 공부에 몰두했다. 지금까지 몰랐던 한국어로의 여행이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어에 대한 새로운 지식도 많이 알게 됐다. 예를 들어 '비싸다'는 원래 싸지 않다는 뜻이 아니었는데 현재의 뜻으로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한다.
공부하면서 한 언어를 할 줄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임을 실감했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한국말을 아무 노력 없이 내뱉기 시작한 지도 오래되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왜 써야 하는지 설명하기도 어렵다. 다음 예문에 있는 종속적 연결어미 '~는데'를 보자. '어제는 비가 왔는데 오늘은 날씨가 맑다.' '비가 오는데 등산하지 맙시다.' 어제 명동에 갔는데 연희를 우연히 만났다.' 똑같은 '~는데'인데 뜻이 다 다르다.
감으로는 알겠는데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학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설명하려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정답은 1. 대조 관계 2. 인과 관계 3. 배경·상황). 이를 한꺼번에 설명하면 학습자가 혼란스럽기 때문에 하나씩 따로 가르쳐줘야 한다고도 배웠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가르친다니까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한국어를 외국어로 공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게 쉽고 어려운지 잘 안다. 그래서 외국인 학생 입장에서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작 나도 모국어인 핀란드어를 외국인에게 그냥 가르치지는 못한다. 감으로야 맞고 틀린 것을 알지만 이를 설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래서 교수 방법을 따로 배워야 한다. 언어를 잘하기도 어렵지만 잘 가르치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따발총처럼 말을 빨리하는 버릇부터 고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