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남부에 있는 고대 유적 도시 '페트라'에서 최소 215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유적이 발견됐다. 페트라는 지난 1989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미국 버밍햄 앨라배마대의 새라 파캑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내부 바닥에 판석이 깔리고 한쪽에 기둥이 늘어섰으며 동쪽으로 향한 거대한 계단까지 있는 가로 56m, 세로 49m 크기의 구조물과 그 파편들을 찾아냈다고 9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그보다 위쪽으로는 가로 8.5m, 세로 8.5m 크기의 더 작은 구조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먼저 위성사진으로 이 구조물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이번에 발견된 도자기 파편들과 마주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150년경의 물건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견된 파편 일부는 그리스 헬레니즘 문명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파편들은 로마제국, 비잔티움 시대의 유물로 추정된다.
페트라는 기원전 7∼2세기 나바테아인들이 사막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바위산에 건설한 도시다.
이곳 사람들은 당시 그리스인, 페르시아인들과 교역하면서 부를 쌓았다. 로마, 비잔티움, 오스만 제국에 편입됐다가 7세기경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버려졌다.
페트라는 지난 1812년 스위스 탐험가 요한 부르크하르트가 처음 발견했다. 당시 바위를 깎아 만든 신전, 무덤, 수도원 등 신비로운 건축물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89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 '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번 연구를 이끈 파캑 교수는 "처음 조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중대한 유적'으로 나타난 이 구조물을 발견하게 된 데 놀랐다"면서 "페트라가 워낙 넓어 이전 연구에서 이 유적을 놓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5년간 페트라를 연구한 크리스토퍼 터틀은 이번에 발견된 구조물이 대규모 전시 기능을 했거나 정치 활동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도원(Monastery)' 같은 유적들과 유사해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나바테아인은 기록문서를 남기지 않았기에 이 공간의 목적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동양연구학회보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