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파, 치커리 등 바로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채소 위주로 텃밭을 가꾼다.

'미래형 자급자족'은 예전 농경시대의 자급자족이 아니다. 100세시대를 맞았지만 갈수록 척박해지는 도시생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반영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지속가능하고 인간적인 삶'을 누릴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이 만들어낸 하나의 트렌드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콘크리트 도심 속에서도 옥상이나 아파트 정원 한쪽에 작은 텃밭을 일구고, 도시와 떨어진 시골로 나가 그들만의 자급자족적 삶을 즐기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환경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지 안에서 감자밭을 일구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상추, 파, 치커리 등 바로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채소 위주로 텃밭을 가꾼다.
상추, 파, 치커리 등 바로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채소 위주로 텃밭을 가꾼다.
파주의 도시농부 김명희 씨와 가족.
텃밭에서 건강한 땅을 밟으며 천연 사료를 먹고 자라는 토종닭. 매일 신선한 달걀을 선사해준다.
파주의 한 아파트에 살면서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는 행복한 도시농부 김명희 씨. 의 저자인 그녀는 고양도시농부학교, 용인농업기술센터, 파주시 문화사회복지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텃밭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자신이 기른 작물로 만든 천연 제품을 도시장터 마르쉐에서 판매하는 셀러이기도 하다.
“큰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가 심했어요. 임신한 후부터 몸조심, 말조심, 먹거리 조심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시켜 먹는 피자, 족발, 치킨 같은 음식이 배 속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갈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죠. 그러다 보니 아이가 아픈 게 모두 제 탓 같았어요. 그래서 아이 아토피는 제가 꼭 직접 낫게 해주겠다고 다짐하고, 그때부터 아파트단지 앞 5평 남짓한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텃밭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건강한 먹거리로 키우고 싶었고, 그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뭐든 하고 싶었다. 농약이나 비료, 제초제 같은 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퇴비를 만들어 쓰고 땅을 살리기 위해 테두리 텃밭을 만들어 거기서 가꿔 먹었다.
이탤리언 파슬리, 티트리, 생강, 베르가모트 등 직접 기른 허브를 말려서 차로 마시거나 음식에 사용한다.
집 안 곳곳에는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직접 기른 고구마, 호박 등이 가득하다.
아파트단지 앞 5평 남짓한 텃밭. 이곳에서 자란 채소로 네 가족의 식사를 차린다.

제공=여성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