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네 살배기 아이가 자동차 사고로 머리와 척추가 몸 속에선 완전히 분리되는 체내 단두증(internal decapitation)을 겪고도, 주변을 지나던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당시 아이의 두개골과 척추 뼈는 사고 충격으로 인해 가느다란 신경 조직과 근육만 연결된 채 완전히 분리돼 있었다. 이런 체내 단두증을 겪은 부상자가 즉사할 확률은 70%.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도 살아남을 확률은 매우 낮다.
사고가 난 것은 지난달 22일. 지난달 미국의 주부 브랜디 곤살레스는 아들 킬리언 곤살레스(4)의 생일파티를 마치고 아이다호주 오와히 카운티에서 네바다주로 향하는 왕복 2차선의 51번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빙판 길에 미끄러지면서 다른 차와 충돌했고, 차량이 전복됐다.
운전석의 브랜디는 왼쪽 팔과 다리를 다쳤고, 함께 타고 있던 사람도 크게 다치진 않았다. 문제는 그의 아들 킬리언의 부상이었다.
미국의 이 지역 매체 KBOI는 아들 킬리언이 머리와 척추가 “임상적으로는” 절단된 극한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사고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의 재빠른 대처 덕분이었다고 8일 보도했다.
마침 그 주변을 캠핑을 마치고 귀가하던 아이다호주 소속 경찰관과 아내 레아 우드워드 가족이 있었다. 우드워드는 사고가 차량으로 뛰어갔고 킬리언을 발견했다.
그리곤 재빨리 아이의 절단된 머리를 똑바로 들어 지탱해 주면서, 응급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우드워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본능적으로 아이를 안아주려고 했지만, 그랬으면 정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며, 대신에 계속 목을 똑바로 지탱해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차량의 좌석에서 아이의 척추에서 나온 척수가 흐르고 있었다.
아이는 움직이지도 말도 못했지만, 아내 우드워드는 네 살짜리 킬리언에게 계속 공룡 얘기와 비교적 부상 정도가 작은 아이의 엄마로부터 전해 들은 방금 끝낸 생일파티 케이크 얘기를 해주면서 아이가 정신을 잃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그렇게 30분이 지난 뒤 킬리언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우드워드는 KBOI와의 인터뷰에서 “킬리언의 상태를 보고 너무 놀라 당황했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킬리언은 기적적으로 상태가 호전돼 스스로 음식을 먹고, 도움 없이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한 상태다. 7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브랜디는 “우드워드가 내 아이를 살렸다”며 “아들을 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치료한 병원의 담당 의사는 뉴욕타임스에 “아이의 목은 마치 막대기에 꽂힌 볼링 볼 같다”며 “이런 끔찍한 교통사고에선 차량이 불에 타지 않는 한, 아이를 절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