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王毅·사진) 외교부장(장관)이 2일(현지 시각) 한 캐나다 여기자의 중국 인권 관련 질문에 평정심을 잃고 '버럭 왕이'가 됐다.

왕이 부장은 이날 오후 캐나다 오타와에서 스테판 디온 캐나다 외무장관과 회담한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현지 인터넷 매체의 한 여기자가 중국의 열악한 인권 현실을 거론하면서 디온 장관에게 "왜 중국과 교류하느냐"고 물었다. 질문 과정에서 중국 금서(禁書)를 취급해온 홍콩 서점 주인 실종 사건, 간첩 혐의로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 캐빈 가넷 사례 등이 거론됐다. 디온 장관은 "왕이 부장과 가넷 문제를 논의했다"고 답했다.

다음은 왕이 부장이 중국 언론 질문에 답할 순서였다. 그런데 그는 방금 질문한 캐나다 여기자를 가리키며 "조금 전 저 기자가 중국에 대해 말했는데 내가 말 좀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왕이 부장은 "당신의 질문은 편견이 가득한데 어디서 그런 오만이 온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당신이 중국을 아느냐?" "중국에 가봤느냐?"는 등 질문을 퍼부었다. "중국 인권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왕이 부장의 분노는 중국의 인권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베이징에선 레이양(雷洋·29)이라는 젊은 환경 전문가가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의문사해 공권력의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