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창으로 떠나는 장어여행

전북 고창은 예부터 곡창지대로 물자가 풍부한 지역이다 보니 이와 관련한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고인돌 군락지처럼 다른 지역에선 쉽게 만나기 힘든 역사의 현장이 잘 보존돼 있어 자녀와 여행하기에도 제격이다. 무병장수의 둘레길인 고창읍성. 민물과 바닷물의 깊은 맛, 풍천장어와 고즈넉한 선운사. 국내 최대의 고인돌 밀집 지역. 지역민들의 자부심인 청량한 연둣빛 청보리밭 축제. 이것이 고창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몸보신을 위한 장어구이 등 입맛을 당기는 음식이 발달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중 고창 미식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단연 풍천장어구이다.

6월부터 10월까지 많이 잡히는 풍천장어는 바닷물과 강물이 합쳐지는 '풍천(風川)'에서 잡은 장어로, 풍천이라는 이름은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오른 장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풍천장어가 유명한 이유는 가까이에 있는 염전 덕에 바닷물의 염도가 높아 장어 맛이 좋기 때문이다.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 앞 인천강은 서해안의 강한 조류와 갯벌에 형성된 풍부한 영양분으로 인해 장어가 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잡아들이는 뱀장어보다 이곳에서 잡아들이는 뱀장어를 최고급으로 친다. 한마디로 고창 내 유명한 장엇집은 대부분 선운사 아래에 있다는 것이다. 선운사를 여행코스에 넣었다면 당연히 그날 점심은 풍천장어다!

여기서 잠깐! 고단백 식품인 장어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 식품이다. 장어에는 비타민 A, B, C가 풍부하여 피부 미용, 피로 회복, 노화 방지, 정력 증강에 좋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주며 칼슘 함량도 매우 풍부하다.

복분자와 함께하는 풍천장어구이, 마무리는 장어탕으로

맛도 좋고 몸에도 좋다는 장어. 요놈을 어떻게 먹어볼까 입에 군침이 살살 고인다. 초벌구이가 된 장어를 불판에 올려 지글지글 굽다 보면 저절로 '이모! 복분자 한 잔 추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절인 깻잎에 장어 한 점과 생강, 마늘을 올려놓고 이를 안주 삼아 지인들과 나누는 복분자주 한 잔은 여행의 노곤함을 절로 녹여줄 마법의 술이다.

잡내 하나 없는 풍천장어구이는 더없이 식욕을 자극한다. 남아 있는 장어에 양파, 부추 등 채소를 듬뿍 얹어 불판에 볶아 먹으면 그 담백함과 고소함이 든든히 배를 채워줄 것이다. 마무리로 장어 뼈를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장어 살을 갈아 넣고 우거지와 갖은 양념으로 마무리한 장어탕은 그 자체로 일품요리다.

고창까지 왔는데 이것저것 필요 없이 장어만 푸짐하게 구워 먹겠다 해도 얼마든지 좋다! 이곳에는 저렴하지만 푸짐한 장엇집도 많다. 대신 반찬부터 굽는 것 모두 셀프라는 점. 주변에 고기 잘 굽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미식여행 Tip 풍천장어 추천맛집

금단양만 모 방송국에서 연매출 32억을 자랑하는 고창 셀프 장어구이 맛집으로 방송된 곳. 특징은 선주문 후 손질 방식으로 손님들이 장어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장어를 손질해주고 이후 손님들이 직접 장어를 구워 먹는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언제나 만석이다. 문의 063-563-5125

해주가든 40년 전통을 지닌 곳으로, 장어를 초벌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으며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하고 푸짐한 밑반찬이 훌륭하다. 참숯과 신선하고 질 좋은 장어를 사용해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 고창을 대표하는 고창 맛집 중 하나이며, 복분자를 넣어 만든 칼국수도 별미. 문의 063-564-9457

푸르름이 묻어나는 고창의 매력
선운사, 고창읍성, 청보리밭, 고인돌 군락지

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牟) 자가 보리를 뜻한다. 거기에 해, 볕을 뜻하는 양(陽) 자가 합쳐진 곳이다. 해 아래서 보리가 잘 자라는 곳이 고창이란 것이다. 살짝 지났지만 5월의 청보리밭은 그야말로 푸르르다. '보리밭 사잇길로~' 노래가 절로 나올 지경. 이곳은 색이 다채롭지는 않지만 보리와 하늘이 주는 연둣빛 여운이 길다. 언덕 위에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와 청보리밭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5월 8일까지 이곳에서 청보리밭 축제가 열렸지만 실망하지는 말자. 6월 초면 보리가 만든 황금빛 들녘이 펼쳐진다. 고창을 방문했다면 고창읍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고창읍성은 수백 년의 세월을 이겨내며 고창의 든든한 울타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옛날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백성들이 돌을 하나하나 옮겨 쌓았다는 고창읍성을 돌다 보면 성곽 돌멩이 하나하나에 스며 있는 우리네 민초들의 간절한 염원이 느껴진다.

읍성을 나와 동리 신재효 선생의 자취를 따라 판소리박물관과 생가를 찾아보자. 판소리 이론가 신재효는 판소리의 기틀을 만들고 저변을 확대하는 데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 신재효는 당시 판소리를 잘하는 광대 등을 불러 모아 마음껏 소리를 할 수 있도록 집에서 숙식 등을 제공했다고 한다. 특히 광대들이 구전으로 이어온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변강쇠타령', '토끼타령', '적벽가' 등 판소리 여섯 마당의 악보와 가사를 정리해 체계를 잡고 이론을 정리한 분이다.

신재효 선생 생가를 지나 걸음을 옮겨보면 학계에 보고된 고인돌 3만6천 기 중 무려 2천여 기가 밀집되어 있는 고인돌 군락지가 그 위용을 뽐낸다. 고창은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식의 고인돌을 자연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고인돌박물관에선 청동기시대의 생활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선운사는 봄은 동백, 늦여름은 꽃무릇, 가을은 단풍, 겨울은 설경으로 유명하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선운사에는 고즈넉한 멋이 한가득이다.

감자의 고장 강릉 병산 옹심이 골목

6월 제철 음식인 감자를 떠올리면 역시 강원도 강릉을 빼놓을 수 없다. 강릉은 우리나라에서 감자를 재배하기에 가장 알맞은 지역이다. 특히 병산 일대는 물 빠짐이 좋고 기름진 넓은 들이 많아 질 좋은 감자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병산의 유명 향토음식은 감자옹심이다. 감자옹심이는 감자를 갈아 건더기와 앙금을 섞어 반죽한 다음 동그랗게 빚어 멸치, 다시마 육수에 끓여낸 음식으로 쫄깃하면서도 감자의 파삭한 특징이 잘 어우러진다.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맛의 강릉 감자옹심이가 유명해짐에 따라 병산동 일대에 옹심이 마을이 형성됐다. 병산의 옹심이 골목은 이젠 병산의 유명 관광지다. 감자옹심이와 감자전, 그리고 도토리묵으로 두둑하게 배를 채운 뒤 인근에 있는 안목해변의 커피거리에서 갓 내린 원두커피를 들고 바닷길을 산책해보자. 시원한 바닷바람 사이로 슬며시 풍겨오는 원두 볶는 향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다.

병산 옹심이 마을 대표메뉴, 감자칼옹심이 & 황태옹심이

강릉에서는 어려웠던 시절, 동지 팥죽에 귀했던 찹쌀 대신 감자를 갈아 새알심을 빚었다. 새알심을 강릉말로 '옹심이'라 불렀는데 여기서 강릉 감자옹심이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밀가루가 귀해 밀적(강릉에선 전을 '적'이라 부른다) 대신 먹었던 감자적은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에서 이제는 강릉을 대표하는 별미로 자리 잡았다. 감자옹심이는 옹심이만 넣고 끓여낸 순옹심이와 칼국수가 더해진 칼옹심이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시원한 황태로 육수를 낸 황태옹심이까지 선보이고 있는데 신메뉴 개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주목받는 메뉴이다. 옹심이는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다. 감자옹심이만 먹는다면 사실 좀 허전하다. 강릉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감자적과 도토리묵도 주문해보자. 포실포실한 강릉 감자를 갈아 물을 뺀 뒤 가라앉은 녹말을 섞어 기름에 지져내는 감자적은 특히 막걸리와 함께 즐기면 절로 '캬아~' 소리가 나온다.

또 강릉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도토리나무가 널리 분포하고 있어 가을이면 맛있는 도토리를 채취할 수 있다. 매콤하게 무쳐낸 도토리묵과 닭발을 감자요리와 함께 즐기면 매콤한 활력을 더해준다. 여기서 잠깐! 감자의 비타민 C는 조리 시에도 70~80% 정도 잔존해 쉽게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다. 감자에 많이 함유돼 있는 섬유질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변비의 예방,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소화기관을 강화시키고 혈액을 맑게 하는 작용 외에도 기운을 북돋워주는 역할까지 한다.

미식여행 Tip 강릉 병산 옹심이 골목 추천맛집

강원도 강릉시 공항30번길 일대에 형성된 ‘강릉 병산 옹심이 골목’에는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맛의 강릉 감자옹심이를 자랑하는 옹심이 맛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당연히 옹심이 외에도 감자적과 강릉 대표음식 장칼국수도 맛볼 수 있다. ‘가람집 옹심이’(033-653-3266), ‘삼우칼국수’(033-651-2268), ‘감자적본부’(033-651-8118), ‘솔바람 감자적’(033-651-9696), ‘병산감자옹심이’(033-652-0785), ‘만선식당’(033-653-1851) 등이 유명하다.

초당순두부 마을 대표메뉴, 초당초두부와 초당모두부

두부의 모양을 갖추기 직전의 두부(初두부)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순두부를 말한다. 불린 햇콩을 맷돌에 갈아 삼베 천에 거른 뒤 가마솥에 끓여 만든 것으로, 별도의 간이 없어도 그 자체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초두부를 네모난 틀에 넣어 물기를 빼내면 모두부가 완성되는데 제거하는 물의 양에 따라 두부의 부드러움이 결정된다. 초당모두부는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특징이다.

미식여행 Tip 강릉 초당두부 추천맛집

토박이할머니순두부 3대를 이어 두부를 만든다. 두부와 고추, 만두를 넣고 끓인 두부전골과 순두부에 비법 양념으로 간을 한 순두부전골로 초당순두부 마을에서 입소문이 났다. 문의 033-651-9004

소나무집 이곳은 초당순두부와 시원한 짬뽕 국물의 만남으로 유명하다. 강릉의 명물 짬뽕순두부를 전골로 만들어 불맛 짬뽕 국물을 우려내 고객의 미각을 만족시킨다. 문의 033-651-1356

바다 위의 별미, 사천물회와 성게비빔밥

동해바다를 끼고 형성된 강릉은 싱싱한 해산물의 천국이다. 사천물회 마을에는 사천항을 중심으로 17개의 물회 맛집이 밀집되어 있다. 배즙으로 당분을 맞추는 곳도, 살짝 얼린 진한 사골육수를 사용하는 곳도 있으며 커다란 양푼에 제공하거나 혹은 개별 그릇으로 제공하는 등 맛도 형태도 집집마다 다르다. 사천의 대표메뉴 물회는 맛을 보기 전 먼저 양푼에 넉넉하게 담긴 푸짐함에 감동받게 된다. 갖가지 종류의 해산물과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육수가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또 갖은 채소와 초고추장을 넣은 회덮밥은 물회랑은 또 다른 느낌을 주며, 주 재료인 오징어의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역시 기운을 보강하는 여행이라면 바다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성게(멍게)비빔밥도 잊지 말자. 풍부한 단백질, 아연, 엽산, 비타민 A를 함유하고 있는 스태미나 식품이다.
마지막으로 속풀이 음식으로 시원하게 섭국(홍합탕)을 후루룩! 사천여행이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미식여행 Tip 강릉 사천물회 추천맛집

사천항에 워낙 많은 횟집들이 있고 회 특성상 맛도 딱히 떨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맛집보다는 여러 종류의 물회 중 오징어와 해삼을 함께 넣어서 만든 ‘오삼 물회’를 추천한다. 살얼음이 동동 뜬 시원하고 상콤한 육수에 쫄깃하고 담백한 생오징어회와 오돌토돌하면서도 진한 바다의 향기를 간직한 해삼이 어우러져 맛있다.

식도락의 고장 강릉, 초당두부와 사천물회의 매력

강릉까지 왔는데 감자만 맛보고 갈 순 없다. 강릉의 특산물인 초당순두부와 사천물회의 맛도 느껴보자. 사실 강릉은 식도락의 고장이다. 병산의 감자옹심이 마을과 초당순두부 마을, 사천물회 마을이 한곳에 있어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초당순두부 마을에는 15개의 두부 맛집이 모여 있어 매일 아침이면 집집마다 콩 삶는 연기가 굴뚝에서 퐁퐁 솟아난다. 강릉 초당두부가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강릉 바닷물을 간수로 쓰는 데 있다. 일반적인 간수는 화학공정을 거쳐 만들어지지만, 강릉에서는 마그네슘과 칼슘이 풍부한 강릉의 천연 바닷물로 두부를 만들어 그 영양이 두부 안에 그대로 살아 있다. 사천의 물회 역시 초기에는 갓 잡아 올린 생선을 대충 썰어 넣고 훌훌 삼키던 형태에서 비롯되었지만 지금은 전복, 해삼, 물가자미, 오징어, 우럭 등 온갖 해산물을 사용하여 진귀한 음식으로 재탄생했다.

‘꼴갑’하려면 서천으로 떠나보자

6월 제철 재료에 대해 관심이 커진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오징어류 가운데 맛이 으뜸인 갑오징어를 6월의 수산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갑오징어는 다른 오징어류와 달리 몸 안에 길고 납작한 모양의 석회질 뼈가 있다. 이 석회질의 뼈는 위산과다 및 위궤양 치료에 사용되며, 지혈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토록 몸에 좋은 갑오징어는 서해바다가 보이는 충남 서천 장항항에서 5월 중순에 많이 잡힌다. 때문에 해마다 5월이면 장항에서 '꼴갑축제'가 열린다. 축제 이름이 왜 이렇게 방정맞나 싶겠지만, 5월 서천에서 많이 잡히는 갑오징어와 꼴뚜기의 앞 글자를 따 붙여진 이름이다. 서천의 명물 꼴갑을 찾아 떠나보자.

다양한 생태체험관, 아이들과 주말여행 코스로 제격인 서천

충청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서천은 최근 새로운 시설들이 오픈하며 아이들과 함께 찾기 좋은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서천 국립생태원은 한반도 생태계를 비롯해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관이다. 국립생태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 다양성, 미래해양산업, 해양주제 영상, 4D 영상 등과 함께 기획전시 기능을 갖췄다. 특히,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로비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씨드뱅크’(씨앗은행)에는 5천2백 개의 표본병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서천 장항에서 만나는 갑오징어

아름다운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충남 서천의 장항항. 서해바다의 풍성함과 아름다운 포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한 바다는 만조시간이 다가오면 다시금 활기를 띤다. 먼 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어선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검은 먹물 물총을 쏘고 등에는 딱딱한 껍질을 두르고 있는 갑오징어가 배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갑오징어는 고단백, 저칼로리로 오징어류 중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갑오징어의 ‘갑’은 몸통에 들어 있는 뼈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5~6월이 제철인 갑오징어는 단백질이 70%에 이르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재료로 다이어트와 소화 촉진에 도움을 주며 노화 방지와 피부에도 좋다. 두툼한 살과 쫄깃한 식감은 다른 생선이 넘어설 수 없을 정도로 그 맛이 월등하다. ‘화살 오징엇과’에 속하는 꼴뚜기 역시 단백질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다.

미식여행 Tip 갑오징어는 먹물과 함께 먹어야 제맛

통통한 살과 연한 육질을 최상으로 맛볼 수 있는 갑오징어는 회는 기본이고, 아무 양념 없이 그대로 찐 갑오징어찜이 일품이다. 또 오징어보다 2배 이상 많은 먹물을 이용해 만든 요리 또한 별미인데, 중탕으로 30분 넘게 찐 다음 먹물을 입에 묻혀가며 먹어야 한다. 암컷은 알이 꽉 차 있기도 하고, 먹물은 나중에 밥과 비벼 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장항항 주변 서천수산물특화시장에 가면 각종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서천읍 내에 있던 여러 재래시장을 한자리에 모은 서천수산물시장은 전통시장으로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서천에 가면 서천의 대표 명주 한산 소곡주도 꼭 마셔보자. 1300년 전 백제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알려져있다.

여름, 막국수가 빠지면 섭하다! 전국 유명 막국수 맛집

날씨가 후끈 더워지면 입맛을 잃어 시원하고 매콤한 것들만 당기게 된다.

엄밀히 말해 6월 제철 음식이라기보다 여름 음식이지만, 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막국수집은 식도락가들이 여행경로를 짤 때 반드시 점심 코스로 넣는 곳이다. 동해 쪽으로 여행을 갈 때면 양양이나 강릉을, 남쪽으로 여행을 갈 때면 용인을 찍어 막국수 한 사발을 먹고 간다. 비싸봐야 7천원. 양념장에 비빔으로 먹다가 냉육수를 쓱 부어가며 마지막에는 물막국수로 끝내는 게 정석. 게다가 '막국수'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오래된 조리법이 아니어서 가게마다 개성이 천차만별이다.

이젠 유명 맛집들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어 골라 다니는 재미도 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전국의 유명한 막국수 맛집 BEST 5를 선별해 보았다.

1.  쑥간장의 감칠맛, 원주 '향교막국수'
먼저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에 있는 향교막국수는 간장막국수로도 유명하다. 쑥으로 담근 쑥간장을 면 위에 뿌리면 어린 쑥이 간장 특유의 짠맛과 향을 중화시켜서 감칠맛이 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막국수에서 간장 냄새가 나질 않는다는 것. 쑥의 향긋함만 남을 뿐이다. 강원도산 태양초 고춧가루를 넣은 매콤한 양념장뿐 아니라 소뼈와 과일을 넣어 끓여낸 육수도 구수하고 달큼하다. 단백질과 비타민 등 골고루 영양소가 어우러진 막국수 한 그릇에다가, 배와 양파를 넣어 발효시킨 백김치의 톡 쏘는 맛을 음미하다 보면 여름철 더위는 어느덧 물러가 있다. 문의 033-764-4982

2.  동치미막국수의 명가, 양양 '영광정 메밀국수'
강원도 양양에는 유명한 막국수집이 많다. 석교리에 있는 '영광정 메밀국수'는 개점 20년이 넘은 동치미메밀국수의 명가다. 특히 면발보다는 레벨이 다른 동치미 육수로 유명하다. 살얼음이 살짝 낀 동치미 국물과 건건하고 잘 씹히는 무는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명품 동치미다. 단맛이 거의 없고 개운하다. 투박하지만 입에 착착 감기는 면발과 순한 동치미가 잘 어울린다. 특히 메밀전병과 가자미식해와 함께 나오는 수육도 별미. 문의 033-673-5254

3.  순 메밀면의 향긋함, 용인 '장원막국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이종무로에 위치한 장원막국수는 마치 평양냉면 같은 맛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막국수의 가장 멋진 점 중 하나는 입속에 들어갈 때 부드러우면서 뚝뚝 끊기는 순 메밀면의 향이다. 장원막국수는 메밀의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달지 않은 양념이 별미로 유명하다. 장원막국수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양념장을 떨어뜨려 면 타래를 뒤집은 뒤 비벼서 먹으면 되는데, 육수를 부어 물막국수로 먹을 수도 있다. 100% 순 메밀로 만든 막국수가 대표메뉴인 이곳은 제주산 돼지고기로 만든 수육과 녹두빈대떡 등도 베스트 메뉴로 꼽힌다. 이곳은 동치미 국물 대신 소뼈를 우려낸 육수로 만들어, 마치 평양냉면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문의 031-263-1107

4.  3대째 이어온 맛, 여주 '홍원막국수'
천서리 막국수 축제가 있을 정도로 막국수로 유명한 이곳 여주 천서리에서도 원조로 통하는 천서리 홍원막국수는 시어머니가 처음 막국수를 말기 시작해서 며느리와 손자로 3대를 이어온 곳이다. 국내산 삼겹살로 만든 편육과 비빔국수, 물국수를 대표메뉴인 홍원막국수에서는 동절기마다 온면을 메뉴로 낸다. 홍원막국수 육수는 사골을 24시간 끓인 뒤 다시마와 무를 넣어 구수하고, 칼칼하면서도 독특한 맛을 내는 후추로 양념을 하는 것이 특징. 메밀과 고구마전분을 혼합해서 만들어낸 국수의 면은 뒷맛이 고소하다. 문의 031-882-8259

5.  서울에서 맛보는 물막국수, 방화동 '고성막국수'
순 메밀 100%로 만드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막국수집. 심심한 막국수와 어울리는 회무침에 적당한 간의 열무김치와 백김치의 담백함이 어우러진다. 절제된 김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면 하나로만 치면 내로라하는 평양냉면집에도 지지 않으며, 고명은 거의 없이 동치미만 부어 나오는 물막국수만의 담백함을 자랑한다. 서울에서 유명한 몇 안 되는 막국수집이다. 문의 02-2665-1205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강릉시농업기술센터, 서천군청, 춘천막국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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