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난 비스마크 비욤보(23·사진)는 어린 시절 축구를 좋아했지만, 또래보다 키가 너무 커 움직임이 느렸다. 비욤보는 12세 때 농구를 접하고 자기 재능이 어디 있는지를 알게 됐다. 하지만 7명의 자식을 둔 부모는 늘 남이 신었던 중고 신발을 사줄 만큼 형편이 어려웠다. 그가 처음 새 신발을 신은 건 16세 때였다. 홀로 예멘으로 떠나 프로에서 뛰게 된 것이다. 이후 비욤보는 스페인 프로 리그에 진출했고, 미국프로농구(NBA)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2011년 꿈에서만 그리던 NBA에 진출했다.
하지만 샬럿 호니츠에서 4시즌을 뛰면서 이렇다 할 활약은 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NBA의 유일한 캐나다 연고팀인 토론토 랩터스가 자유계약 신분이 된 비욤보를 잡았다.
비욤보는 랩터스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에 NBA 콘퍼런스 결승을 경험하고 있다. 올 시즌 7전 4선승제의 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 첫 두 판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이어진 2번의 경기는 달랐다. 랩터스는 22일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24일 홈경기에서 캐벌리어스를 105대99로 격파하며 승부를 원점(2승 2패)으로 돌렸다.
비욤보는 지난 22일 경기에서 12득점, 26리바운드, 4블록슛을 기록했다.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한 경기 25개 이상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는 그가 네 번째였다. 2m6㎝ 비욤보가 캐벌리어스의 수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슈팅을 강하게 블록하고, 르브론 제임스가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도 연출됐다. 비욤보는 블록슛 후 '검지 흔들기' 세리머니로 홈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손가락 흔들기 세리머니는 그와 같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레전드 디켐베 무톰보의 전매특허였다.
4차전에선 종료 1분 12초 전 팀이 103-99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캐벌리어스 J. R. 스미스의 3점슛을 블로킹하는 결정적인 수훈도 세웠다. 팀 동료 카일 라우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비욤보 덕분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