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내 인생(My life as a dog)’이라는 영화 제목도 있었지만, 차라리 개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아지 머리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고무로 만든 옷을 입은 채 주인에게 복종하는 ‘인간 강아지 족(강아지처럼 옷을 입고 흉내 내는 사람들, human pups)’의 사연이 영국 지상파 방송국 채널4(Channel 4)를 통해 방영된다.
채널4에 따르면 영국 성인 중 취미로 강아지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의 복장을 하고 동물을 흉내 내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1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주로 이들은 전신을 감싸도록 만들어진 고무 소재의 라텍스 의상을 입는다.
그들은 또한 목에 목줄을 맨 채 주인의 손에 이끌려 네 발로 산책하고 '멍멍'거리는 소리를 내며 강아지 흉내를 낸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카이(Kye)라는 28세 남성은 그의 취미 생활에 대해 “이건 성도착증이 아닌 일상을 탈출하려는 방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하트퍼드셔 카운티 트링 지역에서 무대 설치 전문가로 일하는 톰(32)은 "고무로 만든 이런 옷을 입기가 쉽지는 않다"며 "땀띠약을 많이 발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인이 던져주는 장난감을 좇아가서 물어올 때 무아지경이 되는 데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다"고 말했다.
반면에, 이런 취미 탓에 잃는 것도 물론 많다. 톰은 “몇 년 동안 내가 달마티안 복장을 하는 것을 보며 나를 동성애자로 오해한 약혼녀 레이철과 얼마 전 헤어졌다”고 말했다.
톰과 헤어진 레이철은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강아지 흉내를 내기 위해 옷과 마스크를 구매하느라 700여만 원 쓴 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우린 그냥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인간 강아지 족의 숨겨진 삶(Secret Life of the Human Pups)’이라는 제목으로 25일 오후 10시 영국 채널4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한편, 채널4 는 “이들의 취미 생활은 성적인 자극을 위한 것이 아니며, 털을 가진 동물을 따라 하고 인격을 부여하는 퍼리(furries)족과 과 비슷한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