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믿을 수 없었고 자신감도 잃었어요. 노력을 하면서도 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적은 나빴고 컷 탈락은 계속됐어요. 웃을 수가 없었죠."
연장 접전 끝에 웰스 파고 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재미교포 제임스 한(34·한국명 한재웅)은 경기 직후 이같이 말했다.
제임스 한은 9일(한국시간)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2015년 2월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PGA 투어에서 연장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한 그는 약 15개월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이날 영광의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해 PGA 투어 첫 승을 안은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부터 지난주 취리히 클래식까지 8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컷 탈락하는 슬럼프를 겪었다. 계속된 슬럼프에 2부 투어인 웹투어 닷컴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그를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제임스 한은 "지금 올라와 있는 자리는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도 1분 1분이 가치가 있는 곳"이라며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고 부인에게도 2부 투어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나는 충분히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고, PGA 투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며 "자기 자신을 믿고 계속 정진해야 한다. 나는 계속해서 '충분히 잘하고, 이곳에 속해 있다'고 되뇌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상금 130만 달러를 거머쥔 것은 물론 PGA 투어 출전이 2년 연장됐다.
제임스 한이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후 약 3주 후에 태어난 딸 카일리는 아내 스테파니와 함께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모든 것은 다 나의 아내 덕분"이라며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아내 스테파니에게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