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샤오미를 발굴하라' 특명...저렴한 업무공간, 인적 교류, 교육,투자 플랫폼
청두 하이난 선전 등에도 진출...3년 만에 '전국구 창업보육형 카페'로 성장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하던 삼성전자를 제쳐 주목을 받은 샤오미(小米)의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은 직함이 여러 개다. 자신이 창업한 중국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 진산(金山)소프트웨어의 회장과 해외 유명 펀드 등을 유치해 세운 순웨이(順爲)기금의 회장도 맡고 있다. 우한(武漢)대 동문인 리루슝(李儒雄)과 함께 세운 광구(光谷)창업카페의 회장도 그중 하나다.
후베이(湖北)성 우한시 정부가 광통신 산업을 키우기 위해 조성한 광구밸리에 2013년 생긴 광구창업카페에 최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선발한 스타트업 기업 10여개사 대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코트라 우한 무역관과 센터측이 함께 마련한 양국 스타트업 기업 교류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중국이라는 넓은 곳에서 왜 우한일까. 최근 중국 표준순위연구원이 발표한 창업 최적도시 순위에 따르면 우한은 베이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987년 중국 1호 창업보육센터가 생긴 곳이 우한이다. 100여개의 대학에서 100만명 이상의 학생(대학원생 포함)이 공부한다. 창업의 잠재인력이 풍부한 것이다. 광구창업카페는 그런 곳에서 창업 열풍을 이끄는 회사중 하나다.
레이쥔이 리루슝과 3분간 대화를 나누다 세우기로 결정했다는 광구창업카페는 샤오미 같은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게 목표다. 레이쥔은 삼성전자나 소니처럼 자국제품을 선진 제품의 반열에 올리는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왔다. 샤오미가 다양한 전자제품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광구창업카페의 사업 범위는 우한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미 우한에만 6개로 늘어난 광구창업카페는, 쓰촨(四川)성의 성도 청두(成都)에도 10개를 운영중이다. 하이난(海南)성의 하이커우(海口)와 선전 (深圳)등에도 진출했다.
장용(蔣永)광구창업카페 비서실장은 “허베이(河北)와 시안(西安)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4가지 플랫폼을 제공해 창업자들로부터 환영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렴한 업무공간, 다른 창업자들과의 교류 공간, 인재 양성 등 교육 공간, 투자 플랫폼 등이 광구창업카페의 ‘4대 메뉴’인 것이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광구창업카페는 지방정부의 보조금 덕에 물리적인 업무공간을 창업자에게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의 지자체들은 그런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으로 버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처라일러(車來了)는 광구창업카페가 탄생시킨 대표적인 성공 기업이다. 장 실장은 “처라일러의 기업가치가 10억위안(1800억원)에 이른다”며 “광구창업카페도 투자했다”고 전했다.
광구창업카페의 수익원은 이처럼 좋은 기업을 찾아 선(先)투자하는 데서 나온다. 카페형 창업보육센터 원조인 처쿠(車庫)카페가 2011년 중관춘에 둥지를 틀 때도 주요 설립 배경은 엔젤투자자들이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채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장 실장은 지난 3월에 가상현실(VR) 국제포럼을 개최해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입주 기업들과 교류할 시간을 만들었다며 국제화가 향후 주요 사업 방향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우한소프트웨어의 회장이기도 한 광구창업카페의 창업자겸 총경리(CEO)리루슝이 올해 한국을 방문해 한국 기관과의 협력도 모색한다고 장 실장은 전했다.
“중국 스타트업 기업의 가치가 고평가돼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창업카페가 너무 많이 생겨 일부 부도가 나는 등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물음에 장 실장은 “중국에서도 실패했다가 재도전하는 기업인들이 많다”며 “광구창업카페에 입주하려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줄 서 있다”고 답했다.
후베이성 왕천쉬(王振旭) 과학기술국 부국장은 “후베이성에만 이미 운영중이거나 설립 단계에 있는 창업보육센터가 108곳에 이른다”며 “보다 효율적인 창업 지원 서비스를 위해 향후 3년에 걸쳐 50억위안(약 9000억원)을 투자해 창업 단계별 서비스를 한번에 받을 수 있는 이노베이션 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