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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와 독립운동의 구심점인 달라이 라마(81)가 홍콩을 중국 본토와 구분하려는 급진적 지역주의자를 포함한 독립주의 단체 인사들과 만나 중국 당국이 반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달라이 라마가 지난달 28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홍콩 본토민주전선(本土民主前線) 대변인인 에드워드 렁(梁天琦·24)을 포함한 60여명의 독립주의 단체 인사를 만났다고 30일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 인권단체 ‘이니셔티브 포 차이나(Initiatives for China)’가 인도에서 개최한 회의에 참석하며 달라이 라마와 약 2시간 동안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렁 대변인은 이날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매우 드문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지만, 달라이 라마와 어떤 구체적인 논의를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RFA는 달라이 라마가 2 시간 동안 유쾌한 대화 분위기를 이끌며 홍콩을 위해 복을 기원하고, 홍콩 시민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본토민주전선은 홍콩의 독립을 포함해 홍콩 시민이 홍콩의 미래를 결정하게 만들자고 주장하는 급진적 지역주의 단체다. 이들은 올해 설날 홍콩 몽콕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이번 행사는 언론 취재를 엄격하게 금지했고, 참가자들은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경비원에게 맡겨야 했다고 RFA는 전했다.

레이 웡 홍콩 본토민주전선 설립자.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알렉스 차우(周永康·25) 전 홍콩전상학생연회(대학학생회 연합체) 비서장과 레이 웡(黃台仰·22) 본토민주전선 공동 설립자는 인도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인 봉황망은 지난 26일 “홍콩 독립주의자 두목인 레이 웡이 인도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전하며 인도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를 “중국 중앙정부를 적으로 바라보는 조직이 주최하며 다수의 ‘티벳 독립주의자’, ‘대만 독립주의자’, ‘신쟝 독립주의자’들이 참석해 국가 정권 전복을 토론하는 청년 회의”라고 소개했다.

1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이 행사에 참석했던 차우 전 비서장은 자신들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에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콩 주재 인도 영사관은 비자 발급 거부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