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김은모 옮김|콤마
276쪽|1만2000원
일본 소설에선 부담 없이 사회 풍자와 환상 문학을 오가는 중간 문학이 발달해 왔다. 이 소설은 두 여자의 영혼과 몸이 뒤바뀐다는 상황 설정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사회적 갈등과 세태를 경쾌하게 풍자한다. 2013년 일본 TBS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가 어느 날 남편에게 숨겨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이 직장의 젊은 여직원과 연애에 빠진 것. 이처럼 통속적인 소재는 발랄한 판타지로 바뀐다. 두 여자의 영혼과 몸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한다. 주부는 젊은 직장 여성이 돼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를 비롯해 고달픈 사회생활을 접한다. 여직원은 주부가 돼 가족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하는 여자의 삶을 경험한다. 엄숙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상큼한 우화 형식으로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