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들고나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번 총선 때 "대선 결선투표제가 어떤 분은 개헌 사항이라고 하지만 어떤 분은 선거법만 바꾸면 된다고 한다"며 "우리는 선거법을 바꾸는 선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헌(改憲) 없이 공직선거법만 개정해도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대통령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 67조 5항을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선거법 187조 1항에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헌법에는 그런 내용이 없는 만큼 선거법의 이 조항을 개정하면 결선투표제 도입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학계에선 안 대표 주장과 달리 "대선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헌법학자들은 그 근거 중 하나로 헌법 67조 2항(동점자 규정)을 들고 있다. 이 조항은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를 당선자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우리 헌법이 동점자 규정을 두면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은 건 결국 후보자가 2명 이상일 땐 1표라도 더 많이 받은 최고 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한다는 '상대 다수대표제' 원칙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 조항을 놔둔 채로 선거법에 대선 결선투표제를 도입한다면 위헌(違憲) 소지가 있다"고 했다. 개헌 없이 선거법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한다면, 49.0%씩 득표한 동점 후보자가 2명 나올 경우 선거법에 우선하는 헌법 67조 2항에 따라 국회에서 당선자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 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대선 결선투표제를 실시하는 프랑스의 경우 헌법에서 과반 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한다는 '절대 다수대표제'를 규정하고 있다. 한 헌법학자는 "우리 헌법은 결선투표를 명문화해놓지 않았고 그동안 직선제 대선에서 과반 여부에 상관없이 최고 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해온 만큼 헌법의 입법 취지도 상대 다수대표제를 채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중이던 2007년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포함한 개헌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