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을 잘 만들기 위해서였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논란의 장면에 관한 속내를 털어놨다.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1회초 2사 만루 때 송창식을 투입해 5회까지 무려 12실점(10자책)하는 동안 그냥 놔둔 장면이다. 이에 관해 '벌투 논란'이 크게 일어났다. 송창식이 전날 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해 15개의 공을 던졌고, 또 지난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는 선발로 나와 3⅔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이날 90개의 공을 던지자 생긴 논란이다. 제구가 되지 않고 계속 얻어 맞는데도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이것이 '벌투'가 아니라 선수와 팀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전날 어지럼증 증세로 경기 도중 병원에 갔던 김 감독은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 정상적으로 출근해 선수들의 훈련을 이끌었다. 오후 3시쯤 불펜으로 가 1시간반 동안 이태양 등 투수들의 불펜 투구를 지도한 뒤 취재진과 만났다.
김 감독에게 왜 송창식을 5회까지 계속 던지게 했는 지 물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처음에 던지는 데 계속 팔만으로 던지면서 하체를 쓰지 못했다. 그걸 보고 '오늘 많이 맞겠구나'하고 생각하면서 투수코치에게 '5회까지 던지게 할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고 했다. 이유는 송창식이 고전하는 과정에서 변화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김 감독은 "밖에서 보면 혹사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송창식이 다시 살아나는 게 낫다. 실제로 송창식은 3, 4회에는 하체를 사용하면서 구위가 좋아졌다. 어차피 내주는 경기였다. 그렇다면 하나라도 건지는 게 있어야 했다. 어제는 송창식을 건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과거에도 이런 과정을 통해 투수의 성장을 이끈 경험을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도 SK시절 김광현을 길게 던지게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김광현은 구위로만 타자를 잡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타자는 코너워크로 잡으려고 해야 한다. 본인이 계속 던지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알도록 했다. 그보다 전에는 장호연도 그렇게 시키기도 했었다"고 했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면이 있다. 비록 의도는 좋을 지라도 마운드에서 계속 얻어맞는 투수의 심리적 데미지나 피로 누적에 따른 신체적 데미지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는 "투구수 80~90개는 문제가 아니다. 차라리 (심리적) 데미지를 받는 게 낫다. 그렇게 화도 나고 속상한 상황에서 송창식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면서 "송창식은 올해 중요한 투수다. 선발도 할 수 있고, 롱릴리프도 가능하다. 그런데 개막부터 하체를 이용하지 못해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어제 경기를 통해 바뀌길 바란다"면서 "오늘부터 하체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러닝도 20바퀴 시켰다"고 했다.
결국 송창식의 14일 투구는 '벌투'라기보다는 김 감독 특유의 선수 육성법이었던 것. 하지만 과연 이같은 극단적 방법이 얼마나 효율적일 지는 알 수 없다. 송창식의 올시즌 성적을 두고보고 판단해야 할 듯 하다. 한편,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송창식은 전날 투구에 대해 "괜찮다"며 씩씩하게 말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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