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규정보다 더 짧게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을 따로 불러 “남자들에게 나쁜 생각을 심어주지 않게” 치마 규정을 지키라고 훈계한 뉴질랜드의 한 고교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뉴질랜드의 뉴스매체인 stuff.co.nz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핸더슨 고교의 여(女) 교감은 최근 치마가 짧은 11학년(고2) 여학생 40여명을 불러, 치마 길이를 늘이라고 지시했다. 이 학교의 치마 길이 규정은 “치마 끝이 무릎 위 3인치(7.6cm)보다 짧으면 안 된다’는 것.

출처=게티이미지

그러나 이 지시의 문제는 ‘이유’에 있었다. 여 교감은 이러한 조치가 “여학생을 보호하고 남학생들이 ‘다른 생각’을 갖지 않게, 그리고 남자 교사들에게 건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교감의 이 같은 발언에 해당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과 전 세계 여성운동가들이 분노했다.

교감에게 불려갔던 여학생 세이드 터틀은 “치마 길이를 늘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여고생의 신체를 성적(性的) 대상으로 보는 시선에는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학생들은 페이스북에 “나는 배우러 학교에 오지, 성적으로 묘사되려고 오는 게 아니다” “10대 소녀들의 드러난 무릎에 성적으로 흥분되지 않는 남자들을 고용할 생각은 왜 안 하느냐”고 학교 측을 비판했다.

영국의 성폭력 반대 여성단체인 Rape Crisis의 대표 데비 토힐도 “복장 규제엔 문제가 없지만, 교감의 발언엔 남성이 성적 행동을 하는 원인이 여성에게 있다는 부적절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