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의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했다. 청와대와 정부에도 인적 쇄신의 회오리가 몰아칠 가능성이 커 여권의 새판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선거 참패에 모든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새누리당 선거 참패에 대해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켜드렸다. 국민 여러분께서 심판하셨고 참패했다. 국민만 두려워해야 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심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새누리당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오로지 국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서민과 어려운 계층을 위해서 한없이 낮은 자세로 따뜻한 보수를 위해 노력하겠다. 국민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시작하는 20대 국회가 박근혜 정부가 마지막 임기까지 국정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중앙선대위 해단식이 열린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회의실 배경막(백보드) 문구는 ‘국민 뜻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로 바뀌었다.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선 김태호 최고위원과 황진하 사무총장도 사퇴했다.
김 최고위원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놔야 된다.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국민들의 마음을 담은 사퇴라고 생각한다”라며 “저도 갖고 있는 모든 직에서 물러나겠다. 정말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오만함에 대해서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부·여당의 무능함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반성해야 된다"라며 "2004년도 탄핵정국 천막당사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라고 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서 참담함을 느끼며 송구스럽다”라며 “저도 모든 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서 전력하겠다”라고 했다.
선출직 최고위원인 이인제 의원과 김을동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낙선해 사실상 지도부 역할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다는 평이다. 8선에 성공한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당사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조만간 비상대책위 체제를 꾸려 조기 전당대회 개최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