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발을 신거나, 오랜만에 등산이나 장시간 보행을 하면 발에 물집이 잡히기 십상이다.
스포츠 의학계는 지난 30~40년간 파우더·땀 제거제·윤활 성분의 약품·패드 등 물집 방지에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 스탠퍼드대의 그랜트 리프먼 교수는 사실 물집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상처 부위에 거즈를 고정하는데 많이 쓰는 의료용 ‘종이테이프’라고 말했다.
리프먼 교수는 11일 자 ‘스포츠 의학 저널’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대부분의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저렴한 의료용 종이테이프가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막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리프먼 교수는 “의료용 종이테이프를 물집이 잘 생기는 부위에 부착하면 물집이 잘 생기지도 않고 생겨도 크기가 훨씬 작다. 또한 테이프의 접착력이 그리 세지 않아, 물집이 생겨도 터뜨리지 않고 테이프를 떼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리프먼 교수와 동료는 2014년 총 249km(155마일)를 6번에 나눠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한 128명의 선수에게 한쪽 발바닥에만 종이테이프를 부착하도록 했다. 그리고 마라톤이 완전히 끝난 뒤 테이프를 붙인 발과 그렇지 않은 발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128명 중 98명에게서 종이테이프를 붙인 발 부위엔 물집이 생기지 않았다. 128명 중 81명에게서 종이테이프가 붙이지 않은 부위엔 물집이 생겼다.
그는 마라톤을 뛰는 선수든, 하이힐로 인해 발꿈치에 생기는 물집을 호소하는 여성이든, 또 중국이든 남극이든 칠레든 지구 상 어디에서든 ‘종이테이프’가 가장 효과적인 물집 예방책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