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적의 영어 교과서 '뉴 호리즌'에 등장하는 엘렌 베이커 캐릭터.

4월 새 학기가 시작된 일본에서 영어 선생님 ‘엘렌 베이커’가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엘렌 베이커는 도쿄 서적이 올해 출간한 영어교과서 ‘뉴 호라이즌(NEW HORIZON)’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새 교과서를 펼쳐든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쿄 서적은 교과서의 삽화는 딱딱하고 진부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늘씬한 키에 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는 금발 미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회화 연습용 문장들로 구성된 이 교과서에서 엘렌 베이커는 등장 인물들이 다니는 중학교의 외국어 선생님으로 나온다. 캐릭터의 설정도 구체적이어서 그녀는 미국 보스턴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팬을 자처한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시범을 보이면서 자기소개를 하거나, 기모노를 차려입고 신사를 방문해 기도하는 시범을 보이는 등 매화마다 다양한 패션과 에피소드를 선보여 교과서가 아닌 인기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일본 네티즌들이 엘렌 베이커 삽화를 패러디한 게시물.

엘렌 베이커를 본 일본 학생들과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비롯해 각종 SNS에 “귀엽다” “정말 예쁘다” “미녀가 나온 교과서가 좋다” “이런 영어 교과서를 꿈꿨다” 등 호평을 내놓고 있다.

특히 남학생들은 “엘렌 베이커와 결혼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엘렌 베이커의 전국 팬클럽을 결성해서 다 같이 그녀를 위해 공부하자” 등 여자 연예인 팬에 맞먹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엘렌 베이커 캐릭터를 영화 스타워즈와 합성하거나, 액션 게임에 넣는 등 각종 패러디물도 쏟아지고 있다.

한 일본 네티즌이 영화 스타워즈 컨셉으로 엘렌 베이커를 패러디한 게시물.

엘렌 베이커 캐릭터를 만든 일러스트레이터 덴츄 보(電柱棒)씨는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인기에 얼떨떨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교사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으로, 학생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 엘렌 베이커를 그렸다”며 “캐릭터에 대한 호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사랑받는 캐릭터가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엘렌 베이커 선생님은 2019년까지 해당 교과서에 등장할 것이며, 다른 캐릭터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