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1시쯤 대만 타이베이시 네이후 지역 시후(Xihu) 전철역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던 네살 소녀가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남성이 휘두른 주방용 식칼에 무참히 살해됐다고 중국 상하이스트가 보도했다.
‘묻지마 살인’ 피의자인 왕(33) 씨는 전철역 주변에서 류모(4)양이 자전거 바퀴가 도로변 하수 구멍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걸 발견하고 아이에게 다가갔다.
당시 류 양의 엄마와 할아버지는 류 양으로부터 1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범인 왕씨가 구멍에서 자전거 바퀴를 빼내는 것을 도와주려는 줄 알고 그의 접근을 막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남성은 갑자기 식칼을 꺼내더니 소녀의 목과 머리 주변을 강하게 내리쳤다.
딸이 눈앞에서 끔찍한 일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엄마는 범인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린 딸은 결국 사망했다.
왕 씨를 체포한 타이베이 경찰은 “그가 평소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마약사범 전력을 가진 전과자”라고 밝혔다.
왕 씨의 아버지는 경찰에서 “아들의 살인은 잘못된 신앙과 관련있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현장에서 딸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던 류 양의 엄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이렇게 불안한지 몰랐다”며 “정부와 사회 각계가 어머니들이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즉각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인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으로 대만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 2012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살인’ 사건 이후로 사형제도 존폐’ 여부에 대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