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처음 우려했던 모습에선 반전을 이루어냈다. 이 흐름을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 두산의 에반스(30)와 삼성의 발디리스(33)는 16일 현재 시범경기 타격 성적에서 각각 2위와 4위에 올라 있다. 에반스는 4할4푼4리(25타수 11안타), 발디리스는 4할9리(22타수 9안타)다.
당초 에반스와 발디리스는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에반스는 영입 이전부터 다른 팀 외국인 타자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뜩이나 넓은 잠실구장이 홈인데, 에반스의 장타력은 테임즈(NC), 로사리오(한화) 등과 비교하기엔 무리였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의 잇딴 실패를 겪은 두산이기에 걱정이 됐다.
에반스는 캠프에서 7차례 연습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9푼(21타수 4안타)으로 부진했다. 특히 삼진을 10개나 기록하며 스윙에 다소 문제를 드러냈다.
시범경기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첫 3경기에서 9타수 2안타(2할2푼2리)에 그쳤던 에반스는 이후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4할4푼4리로 껑충 뛰어올랐다. 장타는 홈런 1개와 3루타 1개이지만 컨택 능력에서 좋아졌다.
에반스는 “새 리그에 적응하는데 심리적으로 힘들었지만 코치, 동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편하게 하라는 조언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점차 장타력까지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다.
삼성의 발디리스 역시 반전을 이루고 있다. 나바로의 재계약 실패로 영입된 발디리스는 아무래도 타격에서는 기대치가 낮았다. 지난해 48홈런 137타점을 기록한 나바로와 비교대상이 됐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수년간 뛰며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보였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방망이는 무디다는 평가였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배트 스피드에 약점을 드러냈다. 한 야구인은 "방망이를 돌리는데 밋밋한 느낌이다. 확 잡아돌리는 맛이 없다"고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용병 타자가 걱정이네"라며 중심타선(3번)에 배치된 발디리스의 타격을 염려했다.
발디리스는 NC와의 시범경기 2경기에서 무안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 4차례 멀티 히트를 기록 중이다. 16일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선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낯선 투수들을 상대로 점차 적응력을 드러냈다.
발디리스는 “매일 조금씩 타격감이 나아지는 걸 느낀다. 개막 때까지 투수들과의 타이밍 싸움에 더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타선에서 김현수가 빠진 공백을 외국인 타자 에반스가 메워주길 기대한다. 지난해 용병 타자들이 거듭 부진했기에 에반스의 부담감이 크다. 삼성은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던 나바로만큼은 아니더라도, 발디리스가 3루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책임지며 타율 3할 20홈런 이상만 해줘도 만족한다. 우려를 벗어내고 점차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두 선수가 계속해서 타격 상승세를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