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서울시교육청이 ‘촌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촌지 문화는 아직까지 교단에서 사라지지 않고 더 은밀하게 숨어들고 있다. 학부모들은 SNS를 통해 교사에게 모바일 상품권 등을 선물한다. 모바일 상품권은 받는 입장에서 거추장스러운 게 없어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유치원 교사에게까지 수십만원대 선물이나 상품권이 전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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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

서울시 교육청이 촌지와의 전쟁을 선포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10만원만 받아도 파면 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더해, 올해도 촌지 근절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촌지는 교단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 은밀하게 숨어든 촌지 실태, 연속 기획 첫번째 임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김모씨. 해마다 학기초면 20만원 짜리 상품권을 들고 학교를 찾았는데 올해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주변 엄마들의 말이 신경쓰여섭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휴대폰으로 상품권을, 요즘 누가 들고 가느냐, 누가 보이게 하느냐 모바일로 하면 소리소문 없이 다 해결이 된다."

받는 입장에서 거추장스러운게 없어 모바일 상품권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미 대세로 굳어졌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서로 어색하지도 않고, 모바일 상품권 자체가 상대방이 돌려주거나 거부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부담도 덜 느끼는거 같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사라진 줄 알았던 촌지가 모바일 상품권 등으로 진화해 학교 현장에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상품권을 보낼때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영수증을 함께 넣기도 합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백화점 상품권 같은 경우도 영수증까지 첨부해서 선생님이 나중에 현금으로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 이런 것들 많이 하고.."

학생회 임원을 시켜주겠다면서 은근히 촌지를 요구할 때는 난감함이 더합니다.

고등학생 학부모

"회장을 했으면 좋지 않겠냐, 나중에 생활기록부에도 올라가면 일종의 스펙이 쌓이는 거니깐. 그러면서 노골적으로 좀.."

취향이 확실하면 차라리 편합니다.

고등학생 학부모

"아웃도어 제품, 잠바를 선물했던 것 같아요. 그 외에는 항상 갈 때 선생님 드실 커피나 차 종류는 제가 타갔고..."

유치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유치원 교사에게까지 수십만원대 선물이나 상품권이 전달됩니다.

유치원 학부모

"애들이 지내는 시간이 많잖아요. 그렇다보니 유치원에서도 선생님들한테 우리애들 잘 봐달라고 선물을 하죠."

촌지근절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은밀하게, 더욱 깊숙하게 촌지는 교단을 맴돌고 있습니다.

TV조선 임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