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바둑기사 이창호 9단은 누구?]

[OSEN=강필주 기자] "마치 전성기 시절 이창호 9단의 바둑을 보는 것 같다."

해설위원으로 나선 김성룡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을 보고 이창호 9단을 떠올렸다.

김성룡 9단은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중 마지막 대국인 제 5국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김 9단은 알파고가 좌상귀에서 이 9단의 어깨 누름수인 흑69수에 예상치 못한 백70수로 응수하자 "놀랍다. 알파고가 정말 잘둔다. 프로기사가 배우고 싶게 만든다"면서 "마치 이창호 9단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9단은 "전성기 시절의 이창호 9단은 느낌이 좀 달랐다. 일단 두다보면 이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졌는지 모르게 진다"면서 "알파고가 '신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창호처럼 집 계산이 정확하다. 인간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영감을 준 이창호 9단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9단은 "이건 마치 이창호 9단을 타임머신으로 불러낸 느낌이다. 이창호 9단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알파고가 하변 백100수로 안정적인 하변을 점령하자 이창호 9단이었으면 이런 경우 '계산서가 나왔다'고 말한다"는 김 9단은 "그러면 상대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알파고가 승리를 선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9단은 "알파고를 이창호 9단으로 만들어주는 순간 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승은 이미 세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에 넘겨준 이 9단이다. 그러나 이 9단은 백돌을 잡은 제 4국에서 결정적인 78수째 묘수로 알파고의 오류를 유도, 첫 승을 거뒀다. 바둑 인공지능을 거둔 인류 최초의 승리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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