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軍골프장, 헬기에서 내리는 특공대원 - 육군 특공 부대 장병들이 14일 대구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육군 항공·특공 부대 합동 훈련에 참가해 밧줄을 타고 헬기에서 군 골프장으로 내려오고 있다. 헬기 착륙 훈련을 군 골프장에서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육군은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기동헬기, 수리온]

14일 대구에 있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의 잔디밭 위로 한국형 헬기 수리온 10여 대가 날아왔다. 지상 20여m 높이에서 제자리비행을 하더니 곧바로 밧줄이 내려왔다. 이 밧줄을 타고 특공부대 장병들이 잔디밭으로 쏟아졌다. 이들이 안착한 곳은 제2작전사령부 내에 있는 군 골프장 3번홀(파4·280m) 페어웨이였다.

특공부대가 군 골프장에서 훈련한 이유는 뭘까. 사령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 군 골프장 자체가 북한군의 주요 목표 지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유사시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저공 침투기 AN-2를 이용해 특수전 부대를 한국에 침투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때 AN-2의 유력한 착륙 지점 중 하나가 군 골프장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군 골프장은 부대 안이나 부대와 가까운 곳에 있는 데다, 고압선이 없고 나무와 수풀이 많아 적의 특수부대가 몸을 숨기기 쉽다"고 밝혔다. 군 골프장 페어웨이 한가운데 큰 나무를 가끔 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코스를 어렵게 설계하려는 의도와 함께 적기의 착륙을 방해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군 골프장 30여 곳에 그물망이나 밧줄을 설치하는 훈련을 하는 것도 적기 착륙 방해와 관련이 깊다. 또 군 골프장은 유사시 우리 증원 부대가 집결하는 장소로도 이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헬기가 착륙하는 훈련을 군 체력단련장(골프장)에서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동안 골프장 잔디가 망가져 이를 이용하는 현역 군인 등의 불만이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골프장 훈련을 자제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제2작전사령부는 이날 "사령부 내 체력단련장에서 수리온과 수송 헬기인 치누크(CH-47)·블랙호크(UH-60) 등 헬기 20대와 특공부대 장병 250여 명을 투입해 적을 격멸하는 훈련을 했다"며 "국가 중요 시설에 테러 위협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