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하윤이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내 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드라마로 송하윤은 '오월'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배우 송하윤(30), 그야말로 '죽음에서 살아 온 자'였다.

배우 송하윤이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내 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드라마로 송하윤은 '오월'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송하윤이 연기한 주오월 역은 당초 MBC 주말극 '내 딸, 금사월' 중반부에 죽음을 맞아 하차하는 캐릭터였다. 송하윤 또한 이를 알고 있었지만, 사투리에 두 아이 엄마에 사고로 기억장애를 겪고 급기야 죽음을 맞는 주오월 역에 선뜻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우 송하윤이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내 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드라마로 송하윤은 '오월'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다른 캐릭터 얘기도 있었지만,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오월 역할로 출연을 결심했어요. 원래 20~30회차 사이에 죽는 역할이었지만요. 근데 생각보다 더 오래, 36회까지 나왔죠. 36회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과연 다시 나올수 있을지, 언제 나올지도 몰랐죠. 근데 김순옥 작가님한테 연락이 왔어요. '끝까지 같이 가기로 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기뻤죠."

주오월은 주인공 금사월(백진희)의 보육원 시절 친구. 극초반만 해도 오월이라는 존재가 전개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렇게 클 줄은 예상치 못했지만, 강만후(손창민)와 오혜상(박세영)의 악행을 모두 알고 있는 오월은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그 영향력이 커져갔다.

보육원 시절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숨기려고 문을 잠가버린 혜상 때문에 죽을 뻔한 오월은 만후 때문에 건물에서 추락해 기억을 잃는 등 고난을 겪었다. 이후에도 남편 임시로(최대철)에게 버림받고, 친부인 기황(안내상)의 목전에서 혜상에게 납치 당하고, 끝내 사고로 죽음을 맞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대본 받았을 때 그걸 송하윤으로서 보는게 아니라 오월이로서 보니까 담담하게 받아 들일 수 있었어요. 송하윤으로 보기 시작하면 물음표가 많아지고 납득하기 어려워 지니까요. 오월이로서 작품을 대하니까 받아들이기 힘든 건 없었어요. 그게 오월이의 인생인거니까요. 근데 오월이가 그렇게 힘들지만도 않았어요. 어떤 힘든 상황에 놓이면 소소한 행복을 찾기 마련이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사월이도 찾고. 작은 행복들이 있었죠. 그렇지 않았으면 오월이 우울증 약이라도 복용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파란만장한 주오월을 거침없이 소화해내면서 송하윤 또한 재조명 받았다. 송하윤은 복수극에서 돋보이는 캐릭터가 아님에도 불구,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며 '신스틸러'로 거듭났다. 오월은 갖은 풍파를 겪으면서도 착한 심성과 자신만의 신념을 잃지 않는 인물로, 송하윤의 순수한 마스크와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였다. 특히 사고로 기억을 잃고 어린아이의 지능이 된 오월을 어색함 없이 소화해내며 호평을 얻었다.

"그냥 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오월이로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오월이가 많은 일을 겪었지만 저는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감정이 유해졌달까. 감정이라는 게 계속 쓰다보면 그 폭이 넓어지거든요. 오히려 감정이 끊이지 않고 쭉 가니까 몰입이 더 잘 됐어요. 전작 KBS2 '그래도 푸르른 날에'에서도 감정신이 많았기 때문에 거의 매일 울었어요. 생각해보면 일년 넘도록 눈이 퉁퉁 부어있었네요."

송하윤은 촬영하는 내내 오월의 감정에 몰입해 있었다. 아이들과 얼굴만 봐도 애틋해서 눈물이 나고 남편 임시로에 버림받는 장면을 찍고 난 다음 흐르는 눈물을 멈추기 어려웠을 정도였다고 한다. 만후나 혜상과 대적하는 신보다 아이들이나 남편과 함께 할 때 더 힘들었다는 말에서 그녀가 진심을 다해 주오월로 살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나 남편이랑 호흡할 때 감정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무리 잘못해도 남편이라 그런지 바라보면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이들과 있었던 일 생각도 나고, 시어머니 생각도 나고요. 그래서 오월이가 시로(최대철)하고 쉽게 못 헤어졌나 봐요. 남편이랑 헤어지는 장면 찍고 나서 눈물을 엄청 흘렸어요. 눈에서 여덟 줄기가 돼 나오더라고요. 아이들과도 매일 뽀뽀하고 진짜 '내 새끼다' 생각하고 지냈는데, 나중엔 눈만 마주쳐도 눈물을 글썽이는 거예요."

그렇게 깊게 몰입해 있었기 때문일까. 송하윤은 몇몇 장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겠다'라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공사장에서 추락하고 납치 돼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유독 고생이 많았던 그녀였지만, 정작 힘들었다는 기억은 별로 없다고.

"기억이 나질 않아요. 격렬한 몇몇 장면을 찍고 나서 보니까 팔다리에 전부 멍이 들어 있었죠. 근데 어떻게 했는지 기억은 별로 없어요. 가끔은 집으로 가면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그런 상태가 되기도 했어요. 내내 오월이로 있다가 갑자기 송하윤이 되면 적응이 안 되는 거죠. 역할에서 현실로 빨리 되돌아오지 못하는 편이예요. 계속 대본을 보다가 잠들고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위기가 닥쳐도 '구사일생'으로 돌아오는 주오월이야말로 드라마 속 악인들을 처단할 전사였다. 오월은 언제가 그들을 벌한 유일한 증인으로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내 딸 금사월의 친구, 주오월'이라는 패러디가 있을 정도로 오월의 인기도 뜨거웠다.

"젊은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멀리서 '오월아 힘내. 네 편이야' 그러거나,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오월이 살았어? 고마워. 우리는 널 사랑해'라고 응원도 해주더라고요. 시장에서 떡집 주인이 제 주머니에 덜컥 포장도 안 한 떡을 넣어 준 적도 있어요. 하하. 촬영 하면서 몰입이 잘 안 되고 힘들 때도 있는데, 그런 말 한 마디가 오월이의 목숨 같은 응원이 됐어요. 오월이 캐릭터 많이 사랑 받고 있구나'하고 울컥했죠."

특히 송하윤은 '금사월' 속에서 악인들을 향한 거침없는 질타와 과감한 행동력으로 '사이다 여신'이라는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그는 "억척이 역할이라 그런 거 같다. 남편이랑 애기들 앞에서만 약했지. 다른 사람들하고는 항상 붙잡고 싸우는 캐릭터였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 성격은 어떠냐는 물음에 송하윤은 "어릴 때는 바로 바로 얘기하는 직설적 타입이었는데, 이제는 별로 말을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말을 많이 해서 돌아오는 화살도 있고, 말을 너무 안 해서 돌아오는 화살도 있더라. 적정이라는 걸 찾는게 어려운 것 같다. 요즘은 참는 편이 좋은 것 같기도. 어른이 돼서 느낀 것은 모든 게 생각에 달렸다는 거다."

이처럼 '내 딸, 금사월'로 받은 많은 사랑에 대해 송하윤이지만 "오월이는 절대 제가 잘해서 칭찬을 받은 게 아니라, 함께 호흡한 선배님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연기를 안 받아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오월이 연기할 때는 정말 다들 제 연기를 잘 받아주셨어요. 부족한 것도 안아주시고, 감싸 주시고, 얘기해 주셨죠. 드라마를 모니터 할 때마다 항상 느꼈던 게 '저 장면에 선생님이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하는 거예요. 정말 말보다 100번의 행동으로 보여주신 선배님들에게서 많은 걸 배웠어요."

송하윤이 '내 딸, 금사월'을 통해 얻은 인기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100번의 망치질로 바위가 깨졌다면, 그 바위를 깬 것은 마지막 한 번이 아닌 99번의 망치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송하윤은 믿고 있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제가 13년 동안 작품 활동을 계속했고, 그 덕에 오월이가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싶어요. '내 딸, 금사월'을 포함해 제가 그 동안 했던 작품들 다 통틀어서 좋은 것 같아요. 모든 작품들이 소중하죠. 그리고 '내 딸, 금사월' 덕에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제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빨리 다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요."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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